후쿠시마원전 방사능 오염수 하루 300톤 바다 유출
입력 2013-08-08 01:08
일본 정부가 하루 약 300t의 방사능 오염수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인근 바다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7일 발표했다. 주변국에선 방사능 ‘괴담’이 공포감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 원자력재해대책본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1∼4호기 주변에서 흐르는 하루 약 1000t의 지하수 중 약 400t은 원자로 건물 지하 등에 유입되고, 나머지 600t 가운데 약 300t은 건물 지하와 연결된 트렌치(해수 배관과 전원 케이블 등이 통과하는 지하도)에 쌓인 고농도의 오염수와 섞여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바다로 유출되는 오염수 양을 계산해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가 자국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까지 퍼지면서 일본 정부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원자력재해대책본부는 도쿄전력이 지반 개량 등 현재 진행 중인 오염수 유출 방지 대책을 시행하면 오염수의 해양 유출은 하루 약 60t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대책본부회의에서 “오염수 유출 대책은 국민의 관심이 높은 중요한 과제”라며 “도쿄전력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확실히 대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경제산업성은 원자로 건물로 지하수가 유입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원전 주변의 땅을 얼려 ‘동토(凍土) 차수벽’을 설치하는 데 국비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어업협동조합은 다음달 예정했던 시험 조업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오염수 해양 유출이 공식 확인됨에 따라 수산물 안전 관련 우려가 커진 점을 감안한 조치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