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탓 英은행 큰 손실”… FT 엉터리 보도
입력 2013-08-07 18:32 수정 2013-08-08 01:07
영국 유력 경제지가 자국 은행 한국지사의 실적 악화를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탓으로 돌렸다. 부채 탕감 정책인 국민행복기금 추진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 줄며 크게 적자를 봤다는 주장이다. 이 분석은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영국계 다국적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가 올 상반기 한국에서 8억6100만 달러(약 9626억원)의 세전 손실을 냈다고 보도했다. 3억300만 달러(약 3388억원)의 이익을 낸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1년 새 384%인 11억6400만 달러(약 1조3014억원) 급감했다.
FT는 “한국에서 곤경에 빠진 건 개인 빚의 30~40%를 깎아주는 정부 정책 때문”이라며 박근혜정부의 핵심 정책인 국민행복기금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국민행복기금은 정부가 장기연체 채무자의 빚을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사들여 원금의 최대 50%까지 감면하고 남은 빚은 최장 10년간 나눠 갚게 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한국SC은행의 설명은 달랐다. 이 은행 관계자는 “SC가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할 당시 18억 달러였던 영업권 가치가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 등으로 8억 달러로 떨어져 그 감소분을 그룹 회계에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SC은행의 영업 실적은 영업권 가치 손실액 10억 달러를 반영하지 않은 1억3900만 달러(약 1553억원)라는 얘기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