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드 호주총리 ‘조기총선 도박’
입력 2013-08-07 18:17
3년 만에 총리에 다시 오른 케빈 러드 호주 총리가 당초 예정일보다 선거일을 앞당기면서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러드 총리는 당초 다음달 14일이었던 총선 일정을 1주일 앞당겨 7일 실시키로 했다. 줄리아 길라드 전 총리 당시 확정됐던 일정을 바꾼 것은 정권 말 레임덕을 해소하고 조기 총선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집권 노동당은 길라드 전 총리의 인기가 바닥을 치면서 총선 패배가 예상됐었다. 이 때문에 노동당은 총재 선거를 계기로 길라드를 밀어내고 대중적 인기가 높은 러드를 구원투수로 내세워 일정 부분 지지율 회복에 성공했다.
문제는 노동당의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당장 선거 이슈는 경제와 이민자 통제 문제다. 최근 호주 경제는 원자재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경제 성장이 위축되면서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러드 총리는 “호주 경제는 중국의 원자재 수입 붐이 가라앉으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강조할 정도다.
이 때문인지 호주의 2013∼2014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301억 호주달러(약 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재정적자에 따라 실업률 전망도 5.75%에서 6.25%로 상향 조정됐다. 모두 선거 악재요인이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6일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2.75%에서 0.25% 포인트 낮춰 사상 최저치인 2.5%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3% 이하로 떨어진 것은 1960년 이후 53년 만이다.
이런 상황을 야당이 놓칠 리 없다. 토니 애벗 자유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 연합은 러드 총리의 노동당이 예산을 통제할 능력이 없다며 맹비난하고 있다. 여론조사도 심상치 않다. 유력지인 디 오스트레일리안이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은 37%의 지지율로 자유당 야당연합의 44%에 뒤진다.
위안이라면 총리 선호 정치인으로는 러드 총리가 47%로 33%에 머문 애벗 대표를 앞선다는 점이다. 신문은 경제문제 외에도 이민자를 파푸아뉴기니에 격리 수용하는 등 반인권적인 정책도 이번 선거의 변수로 분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