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테러!… 이라크 라마단 한달 675명 숨졌다
입력 2013-08-07 18:16 수정 2013-08-08 01:03
성스러운 달로 불리는 이슬람 금욕기간 ‘라마단’이 연쇄 테러에 어느 때보다 참혹한 달로 변했다. 6일(현지시간) 이라크에서만 최소 167명이, 시리아에서는 어린이를 포함해 70명 넘게 숨지거나 다쳤다.
AFP통신 등은 7일로 끝나는 라마단을 하루 남겨놓고 수도 바그다드 등 이라크 전역에서 폭탄 테러와 총격이 잇따랐다고 전했다. 라마단은 지난달 9일 시작됐다.
바그다드 일대에서 폭발이 시작된 건 오후 5시30분쯤이었다. 사람들이 라마단 낮 금식을 마치고 첫 식사를 하기 직전이다. 이때 사람들이 운집한 거리와 시장은 최소 8대의 차량 폭탄과 길 곳곳에 묻힌 폭탄들이 일제히 터지면서 삽시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최소 31명이 숨지고 120명이 다쳤다. 상점과 인근 차량 등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테러는 대부분 바그다드 북부에서 벌어졌다. 모술에서는 무장한 남성이 한 경찰관의 여동생 집에 쳐들어가 경찰관을 끌어낸 뒤 처형하듯 죽였다. 팔루자와 카나킨에서도 총격과 폭발로 3명이 숨졌다. 디얄라에서는 치안 요원들이 폭탄을 싣고 운전 중이던 무장 남성 2명을 사살했다. 전날 밤 이 도시 번화가에서는 차량 폭탄이 터져 10명을 숨지게 했다. 이라크에서 하루 만에 47명이 사망했다. 모술과 무사이브에서는 7일에도 폭탄 테러로 경찰관 3명 등 6명이 죽었다.
AP통신은 라마단이 시작된 지난달 9일부터 이날까지 테러로 숨진 사람이 최소 675명이라고 집계했다. 외신들은 이라크에서 종파 간 전쟁이 끝난 2008년 이래 최악의 상황이라고 묘사했다.
이라크 정부는 무장세력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단행키로 했다.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성명에서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살인자와 이들 배후 조직에 내버려두지 않고 안팎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이라크와 이라크인은 극단주의자들의 교조적 행동에 희생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6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도 상당한 위력의 차량 폭탄이 터져 최소 18명이 숨지고 56명이 다쳤다. 폭발 장소는 기독교도와 드루즈교도가 주로 거주하는 야라마나 시우프 광장이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있었다고 현지 방송은 보도했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25일에도 폭탄이 터져 7명이 사망하고 60명 이상이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증하는 테러가 대규모 탈옥 사태와 연관이 있다고 본다. 지난달 22일 무장세력의 습격으로 바그다드 인근 교도소 2곳에서는 수백명이 탈옥했다. 그중에는 알카에다 등 반군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인터폴은 집단 탈옥이 테러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