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밥 맛은 없지만…버려도 너무 버린다

입력 2013-08-08 04:53


지난 5년간 전국 종합병원에서 버린 음식물쓰레기가 16만3173t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 식사량 1.5∼2㎏의 성인 남성 6만여명이 5년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환경부가 7일 새누리당 최봉홍 의원에게 제출한 ‘종합병원 음식물쓰레기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 종합병원 298곳에서 연간 3만t이 넘는 음식물쓰레기가 배출됐다. 배출량은 2008년 3만77t에서 지난해 3만4371t으로 늘었다. 음식물쓰레기는 t당 운반수집비 5만원, 처리비 12만원이 든다. 지난해 종합병원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약 58억4300만원이 든 것이다.

음식물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한 종합병원은 서울아산병원이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순으로 배출량이 많았다. 이들 5개 병원에서 연평균 1378t의 음식물쓰레기가 나왔다. 성인 남성 2500여명의 1년치 식사량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5년 동안 연평균 2920t을 버렸는데, 이는 부산지역 26개 종합병원의 연평균 배출량(2902t)보다 많다.

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음식물쓰레기 총량을 주민등록 인구로 나눈 1인당 하루 평균 배출량은 0.32㎏이다. 같은 기준을 적용해 상주인원(입원환자+직원) 대비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서울아산병원은 0.63㎏, 삼성서울병원은 0.57㎏이나 돼 서울 평균의 배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병원의 음식물쓰레기가 유독 많은 이유를 환자식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양이 너무 많거나 입에 안 맞아 버려지는 환자식이 많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버려지는 환자식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인데도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며 “병원이 이익을 남기기 위해 입원 환자에게 관행적으로 식비를 부담시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