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마이너스 정책은 답이 아니다

입력 2013-08-07 17:20


지난 8월 3일 미국의 유명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00만 달러 교사’라는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한국의 사교육 시스템에 대한 심층 분석 보도였는데, 그 내용은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 - 그리고 그들의 비결(The Smartest Kids in the World and How They Got That Way, Amanda Ripley 저, 8.13 출간예정)’에서 발췌한 것이다.

우선 이 글은 “(한국의) 사교육이 학생들과 교사들 사이에서 노력과 혁신(striving and innovation)을 불러일으켰고, 한국이 교육 강국(academic superpower)이 되는 데에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빈부격차를 교육격차로 확대시키고 학생들에게 과중한 학업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사교육 시스템은 “흥미진진한 동시에 걱정스럽다(both exciting and troubling)”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 글은 한국 사교육 시스템의 단점보다는 장점에 더 집중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학원 강사들의 ‘무한경쟁’과 ‘자기혁신’이다. 철저한 능력주의(meritocracy)와 개방성(openness)을 표방하는 사교육 시스템에서 학원 강사들은 자신들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고객인 학생들에게 최고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끝없이 경쟁한다. 그 결과 2010년 한국교육개발원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은 학원 강사들에 대하여 “더욱 준비가 잘 되어 있고(better prepared) 헌신적이며(more devoted) 학생들의 의견을 잘 들어준다(more respectful). 학원 강사들은 성적에 관계없이 모든 아이들을 공평하게 대한다(treating fairly)”고 평가했다. 또한 이 글은 한국 교육정책의 아픈 역사도 꼬집는다. “한국 정부는 수십년간 사교육 시장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학원은 더 강력해졌다(have come back stronger).” 그래서 이 글은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모든 답을 갖춘 나라는 없다. (하지만 현재의 교육적) 필요는 학교가 변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자유시장(free market)이 이를 대신할 것이다.”

이 글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지금까지 한국은 쏠림 현상이 생기면 해당 분야의 선두주자를 억압하거나 제거하려는 ‘마이너스 정책’을 주로 써왔다. 하지만 마이너스 정책으로는 근본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고, 오히려 해당 문제를 음성적으로 확대할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가 사는 길은 선두주자를 탄핵하거나 주저앉혀 ‘하향평준화’하는 것이 아니라 선두주자의 노하우와 경쟁력을 뒤따르는 자들의 능력으로 확대하는 ‘상향평준화’를 추구함과 동시에 모두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개방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우리 모두의 성장과 발전을 위하여, 우리 함께 최선을 다해 선의의 경쟁을 펼쳐보자. “너희도 상을 받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고전 9:24)

<꿈의교회> Facebook: facebook.com/dreamhak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