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내국인 면세점 "대기업에 역차별 당한다"

입력 2013-08-07 15:32

[쿠키 사회] 제주도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외국인 시내 면세점은 급성장하는 반면 공기업인 내국인 면세점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관광수입이 대기업 외국인 면세점에 집중되면서 높을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지역환원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올 상반기 내국인 면세점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2%로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7일 밝혔다. 반면 시내 외국인 면세점들은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올 상반기 롯데 제주면세점은 전년대비 53%, 신라제주면세점은 47% 성장세를 보였다.

JDC내국인 면세점의 경우 판매 및 구매한도가 400달러로 한정돼 고가명품을 선호하는 중국인 관광객 유인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라, 롯데가 독점하고 있는 도내 외국인 면세점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에 대해서는 판매·물품 구매한도에 제한이 없다.

JDC는 이에 따라 매출 감소로 허덕이는 내국인 면세점의 판매·구매한도를 1500달러로 상향 조정해 줄 것으로 정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타지역과의 형평성, 사치품 소비조장, 국제수지 악화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JDC 내국인 면세점 운영에 따른 이익은 제주도의 개발을 위한 투자재원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지만 오히려 대기업 면세점에 밀려 역차별 당하는 상황이다.

김한욱 JDC 이사장은 “중국인 관광객 등의 구매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내국인 면세점의 판매·구매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일이 시급하다”며 “내국인 면세점의 매출증가는 신규세수를 창출해 국제자유도시 개발사업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