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으로 끝난 여교생과 고교생의 사랑…'인천 과외제자 살인사건' 공범 드러나

입력 2013-08-07 15:28

[쿠키 사회] 원룸생활을 같이 하면서 공부를 가르치던 10대 제자에게 화상을 입혀 숨지게 한 ‘인천 과외제자 살해 사건’에 공범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인천지검 형사3부(이헌상 부장판사)는 7일 상해치사 혐의로 지난달 25일 구속 기소한 과외교사 A씨(29·여) 외에 교사임용고시 준비생 B씨(28·여)와 B씨의 남자 친구 C씨(29·대학 4년)를 같은 혐의로 추가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D군(16·고교 중퇴)이 A씨를 성폭행한 것처럼 동영상을 촬영해 정당방위를 주장했으나 프로파일링 등 과학적 수사방법을 통해 공범 2명을 추가로 밝혀냈다.

검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5월 강원도 강릉 소재 모 고등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하면서 D군을 알게 됐다. B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인 인천으로 돌아와 A씨의 원룸에서 D군을 여러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와 D군은 교생과 제자 사이였지만 서로 호감을 느끼고 교제를 했고, 성관계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6월 26일 오후 3시쯤 인천 연수동 소재 원룸에서 함께 지내며 공부를 가르치던 D군을 둔기로 수차례 때리고 뜨거운 물을 끼얹어 화상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범행을 자백했지만, 공범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했다.

조사결과 D군은 B씨와 교제한 사실로 인해 고교를 자퇴했으며, B씨는 자신과의 교제사실이 발설돼 신변에 문제가 생길 것을 염려해 D군을 인천으로 데리고 와 친구인 A씨에게 과외공부를 시켜 검정고시에 합격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인천 연수동 소재 과외지도 장소인 원룸에서 D군의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번갈아가며 여러 차례 벨트, 골프채 등으로 피가 나도록 D군의 머리와 전신을 구타한 뒤 병원에 데려다 달라는 D군의 요구를 묵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A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지난달 26일 D군이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해 D군을 때리고 끓는 물을 부었다고 주장했으며, C씨도 같은 주장을 하면서 당시 상황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경찰에 제출하는 등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B씨와 C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메시지를 토대로 A, B, C씨를 추궁한 끝에 성폭행 사건 발생 직전인 지난 6월 26일 오후 A씨가 D군을 때린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해 A씨를 상해치사죄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사건발생후인 지난 6월 27일과 28일 B씨와 C씨가 계속 사건발생장소에 출입했음에도 D군을 방치한 점에 의문점을 갖고 휴대전화 문자를 복원해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A씨 외에도 B씨와 C씨도 여러 차례 D군을 폭행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인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