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로 깍지벌레 잡는다…배 농가 골칫거리 해소
입력 2013-08-07 10:50
[쿠키 사회} 잠자리를 이용해 배 재배농가의 골칫거리인 깍지벌레를 방제할 수 있게 됐다.
경기도농업기술원(원장 임재욱)은 국내 토종 곤충인 ‘어리줄풀잠자리’로 배나무에 큰 피해를 주는 깍지벌레를 방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깍지벌레는 알에서 깨어나면서부터 왁스(wax) 물질로 몸을 덮어 자신을 보호하기 때문에 농약 방제가 어려운 해충이다. 이 벌레는 과일을 기형으로 만들뿐 아니라 당도를 크게 떨어뜨려 친환경 배 농가의 큰 골칫거리였다.
도 농기원은 이 깍지벌레의 방제법에 대해 연구하다 어리줄풀잠자리를 떠올렸다. 보통 잠자리 애벌레는 물속에서 작은 생물체를 잡아먹지만 어리줄풀잠자리 애벌레는 나무나 풀 속을 돌아다니며 자기보다 작은 곤충들을 잡아먹고 자라는 습성이 있다.
어리줄풀잠자리 애벌레 한 마리가 평생 400마리 이상의 깍지벌레를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깍지벌레뿐만 아니라 배나무 해충인 꼬마배나무이, 진딧물류 등을 잡아먹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준다.
도 농기원은 2010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결국 어리줄풀잠자리가 자라는 데 적합한 온도와 습도, 대체먹이 등 인공사육기술을 개발했다. 또 어리줄풀잠자리를 키워 관찰할 수 있는 사육키트도 개발, 가정과 학교 등에 보급할 준비도 마쳤다.
방제법을 개발한 도 농기원 이영수 연구사는 “깍지벌레가 알에서 깨어나면서부터 배 봉지 속으로 이동하기 전인 5월 중순부터 한 달간 어리줄풀잠자리 애벌레를 집중 투입한다면 80% 이상의 방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정부=정수익 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