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인비의 각오… “마음의 짐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것”

입력 2013-08-06 19:03

“초심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4개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에 실패한 ‘골프 여제’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홀가분한 표정으로 입국장으로 나온 박인비는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와 성원을 받았는데 (우승을) 이루지 못해 아쉽다”면서 “많이 배웠고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인비는 지난 5일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에 도전했으나 공동 42위(6오버파 294타)에 머물렀다.

그는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린)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같은 코스는 그린 적응이 필요한데 바람이나 외부적인 상황에 더 신경 쓰다 보니 적응할 여유가 없었다”면서 “그린 스피드에 맞추지 못해 장기인 퍼팅이 잘되지 않았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앞으로는 그런 (엄청난 중압감이 오는)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그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에 비교되기도 한 것에 대해 “우즈는 제가 범접할 수 없는 대선수”라면서 “이름이 같이 거론된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인비는 “메이저 4연승에는 실패했지만 올해 목표였던 ‘올해의 선수상’은 꼭 이루고 싶다”며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 2위였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본격적인 추격을 시작했다. 박인비는 현재 281점으로 161점에 그치고 있는 루이스를 제치고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박인비가 4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한 해 4개 메이저 대회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 도전은 여전히 유효하다. 올해 5대 메이저대회로 승격한 에비앙 챔피언십이 9월에 열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인 박인비는 “작년에는 퍼팅이 잘됐다”면서 “대회장에 홀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잘 파악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18일까지 한국에서 광고 촬영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 박인비는 “오랜만에 푹 쉬면서 가족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국내에서 흔들렸던 퍼팅을 다시 가다듬은 뒤 오는 22일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개막되는 CN 캐나다여자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박인비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LPGA 투어 통산 10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