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언제였더라… 뉴욕 호화 부동산 품절사태
입력 2013-08-06 18:18
건축가인 랄프 워커가 1920년대 뉴욕 맨해튼의 뉴욕전화국 건물을 디자인할 당시 언젠가 워커 타워가 부유층이 모여 살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창고와 공장이 빽빽했던 이곳은 최근 몇년 사이 최고급 레지던스로 바뀌어 주변에 고급 식당과 화랑이 생기며 많은 해외 투자자와 미국인을 끌어 모으고 있다.
경기침체로 뉴욕의 최고급 부동산 건설이 활기를 잃으면서 관련 부동산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초호화 부동산이 빈부격차 확대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경고하지만 여전히 최고급 부동산 시장을 놓고 런던, 홍콩과 경쟁하는 뉴욕 입장에서는 필요한 존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최고급 부동산의 경우 보통 최소 300만 달러다. 워커 타워의 경우 930만 달러로 무소음 에어컨, 자동 제습 및 가습 기능 등 부유층이 바라는 모든 시설이 완비됐다.
문제는 뉴욕의 10%가량을 차지하는 이 같은 최고급 부동산의 공급이 씨가 말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심지어 계약금을 모두 현금으로 싸들고 와 지급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신문은 경기가 호황일 때나 일어나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일부 전문가는 경기과열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판매업자인 코코란 선샤인의 켈리 맥 사장은 “뉴욕 역사상 가장 뜨거운 부동산 활황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신개발지는 거래가 1년 동안 60% 증가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