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2기 정국 수습 시동] “史草 증발은 국기 흔드는 일… 절대 있어선 안돼”

입력 2013-08-06 18:18 수정 2013-08-07 00:16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과 관련해 “중요한 사초(史草)가 증발한 전대미문의 일은, 국기를 흔들고 역사를 지우는 일로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새로운 변화는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정리하고 기본을 바로 세워 새 문화를 형성하고 바른 가치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이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실종 사태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은 각 부처가 가진 문제점을 바로잡고 공무원들은 과거에 안주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잘못된 과거 관행을 고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 변화와 도전에 적극 나서 개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국민 삶과 직결된 원전비리 문제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안전 기본수칙을 안 지켜 발생하는 수많은 인재(人災)들, 기업이 고위공직자와 결탁하는 거액 탈세 등 잘못된 일들이 계속 이어져 왔는데 이것 또한 새롭게 고치고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년간 축적돼온 이런 관행과 비리, 부정부패를 바로잡아 맑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것”이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이 내각에 심기일전을 요구하며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라는 하반기 국정운영 기조도 피력한 것이다. 특히 대통령 발언에는 ‘새로운 도전’과 ‘새로운 변화’라는 단어가 4차례 이상 나왔다. 전날 청와대 비서진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한 박 대통령이 이번엔 공직기강을 다잡으며 국정 드라이브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안으로는 그렇게 노력해 나가면서, 밖으로는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고 세계를 상대로 외교력을 넓히며 경제를 살리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세일즈 외교 대통령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민생을 위한 강력하고 추진력 있는 정부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국무위원 여러분도 심기일전의 자세로 새 변화와 새 도전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새 정부에서는 칸막이, 부처 이기주의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제대로 된 협업의 실천에 박차를 가해 달라”고 했다. 새 정부 출범 5개월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실적이 미미한 정부 각 부처에 대한 경종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특히 박 대통령 취임 6개월인 오는 25일을 계기로 각 분야 국정과제가 차질 없이 진행되는지 점검하고, 하반기 경제활성화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문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서해 NLL(북방한계선) 논란의 본질은 안보를 대선공작과 정치공작의 수단으로 악용한 것”이라고 올렸다. 이어 “그래서 국기문란이라는 것 아닌가요”라며 “박 대통령이 나서서 풀어야 할 것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과 함께 바로 그 문제”라고 덧붙였다.

신창호 정건희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