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폐휴대전화 수집 캠페인 벌인다

입력 2013-08-06 18:14


지난해 9월 폐암 진단을 받은 김영호(67)씨는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머무를 숙소를 찾느라 진땀을 뺐다. 대전 정생동에서 벼농사를 짓는 그는 시외버스로 3시간 정도 걸리는 경기도 고양시 마두동 국립암센터에서 치료를 받았다. 폐 손상이 커 수술을 받을 상황이 아니라 입원할 수도 없었다.

결국 김씨는 국립암센터 근처의 맑은샘교회 무료 쉼터를 이용했다. 그는 “대전에 있는 병원을 다닐까 했는데 잘하는 병원을 가야 한다는 주변 권유에 따랐다”며 “병원 근처엔 1박에 3만5000원 하는 ‘환자방’이 많이 있지만 부담스러워 무료 쉼터를 찾아갔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인근에는 하루에 5만∼6만원을 내야 하는 모텔 여관보다 저렴한 10㎡(3평)짜리 환자방을 이용하는 환자가 많다. 김씨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교회 쉼터에서 생활했고 지난 5월 검사 및 치료를 앞두고 쉼터에 문의했으나 빈방이 없어 환자방을 썼다.

이 같은 어려움을 겪는 암 환자들을 위한 쉼터를 건립하는 데 한국교회가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각 회원 교회에 수거함을 설치해 폐휴대전화를 모으는 캠페인을 벌여 암 환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이르면 10월 캠페인이 시작된다.

이 캠페인은 기독교한국루터회 소속 맑은샘교회 김동진 목사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김 목사는 국립암센터 근처에 66㎡(20평)짜리 집을 빌려 저소득층 암 환자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한다. 그는 “환자방을 이용하면 한 달에 80만∼90만원 정도 드는데 치료비를 내기도 버거운 분들이 많아 작은 공간을 마련했다”며 “더 많은 분들이 오실 수 있도록 폐휴대전화 수거 캠페인을 펴줄 것을 교단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기독교한국루터회는 지난 5월부터 이 캠페인을 시작했으나 한 교단이 감당하기 어려워 NCCK 측에 연합사역을 제안했다. 이 안은 지난달 열린 NCCK 생명윤리위원회에서 통과됐다. NCCK는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통신사, 재활용업체 등과 사업계획을 논의 중이다. 폐휴대전화에는 금 은 등의 금속이 있어 이를 재활용하면 운반 및 재처리 비용을 제외하고 한 대당 1000원을 얻을 수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