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감소 “시장은 포화상태”… 모바일 빅3, 생존전략 찾기 안간힘
입력 2013-08-06 18:10
‘스마트폰 공룡’의 위기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오고 있다. 이익이 줄어들고 경쟁은 심화되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사업이 더 이상 고도성장을 이끄는 분야가 아니라는 경고음이 확산되자 관련업계들은 생존을 건 대응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등 세계 스마트폰 ‘빅3’는 나란히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6일 조사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 모바일(IM) 부문에서 매출 35조5400억원, 영업이익 6조28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보다 매출은 8%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3% 줄었다. 애플은 최근 2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가량 감소했다. LG전자도 2분기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부문에서 매출 3조1231억원, 영업이익 612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절반가량 줄었다. 정확한 비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영업이익 감소 이유를 “치열한 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라고 밝혔다.
빅3의 영업이익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특정 업체의 영업부진이라기보다 시장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씨티그룹 보고서를 인용해 “내년 초면 선진국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전처럼 프리미엄 폰이 폭발적으로 팔릴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미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299달러로 사상 최초로 300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중저가 보급형 제품 판매 확산 때문이다. 특히 인도·중국 등 신흥국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보급형 스마트폰 수요가 커지고 있다.
빅3는 각자 생존의 길을 찾고 있다.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모든 스마트폰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이외의 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모바일 사업부문으로의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부품 분야 투자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4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중 81.2%를 부품 쪽에 쏟아붓는다.
애플은 조만간 보급형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이폰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고가 시장은 아이폰으로, 저가 시장은 보급형 제품으로 이분화할 가능성이 높다. 2분기 아이폰 평균판매가격은 1분기 613달러에서 33달러 하락한 580달러로 집계됐다. 애플은 최근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 유통채널과 손잡고 아이폰5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다.
선두업체 2곳을 쫓고 있는 ‘추격자’ LG전자는 이런 상황을 기회라고 보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스마트폰 시장 포화는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양강 구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