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업생산 등 실물지표 개선” “소비심리 꽁꽁”… 기재부, KDI 엇갈린 경제전망에 곤혹

입력 2013-08-06 18:00


정부 산하 최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경제상황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다소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기재부는 KDI의 우려 섞인 경기 전망에 내심 당황하는 표정이다.

KDI는 6일 ‘경제동향 8월호’를 발표하고 최근 일부 지표들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우리 경제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6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36만명 늘어나는 등 30만명대를 회복한 점, 국내외 금융시장이 지난달 이후 안정된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봤다. 하지만 지난달 소매판매액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0.8% 늘어나는 데 그치는 등 소비심리는 아직 꽁꽁 얼어붙어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2.6%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경기회복세는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KDI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전기 대비 1.1%를 기록했지만 이는 정부소비가 상당 부분 기여한 결과”라며 “추세적인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KDI는 경제전문가 21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실시한 경제전망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평균 2.6%로 전망했다. 1분기(2.8%)와 2분기(2.7%) 전망치보다 오히려 낮은 수치다. 특히 수출 증가율이 1분기 설문조사 당시(5.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2.6%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는 등 낮은 수출 증가율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기재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광공업생산·소비·투자 등 실물지표가 전월보다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6월 광공업생산이 전월보다 0.4% 늘고 설비투자도 전월보다 4.5% 상승한 점이 근거다.

기재부는 또 수출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6% 증가해 6월(-1.0%) 이후 플러스로 돌아선 점을 높게 평가했다. 기재부는 주요 지표가 개선되는 등 우리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상당히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