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사정기관이 달려드는 KT&G에 무슨 일?
입력 2013-08-06 18:01 수정 2013-08-06 22:39
새 정부 출범 이후 KT&G가 사정기관의 표적이 되고 있다. 국세청 세무조사, 검찰과 경찰의 부동산 관련 비리 수사가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난 5일에는 본사가 압수수색을 당하는 초유의 사태마저 일어났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 같은 ‘외홍(外訌)’의 중심에는 KT&G 민영진 사장 연임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KT&G는 2002년 민영화됐지만 여전히 공기업 성격이 강하다. KT&G의 핵심사업인 담배사업 관련 법규는 기획재정부가 관리하고 있다. 직·간접적으로 정부의 입김이 통하는 회사다. 사장 선임 역시 마찬가지다. 2010년 취임한 민 사장은 MB맨으로 통한다. 민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 처남인 김재홍 KT&G 복지재단 전 이사장,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KT&G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묘하게 민 사장 연임이 결정된 시기와 맞물린다. 민 사장은 지난 2월 28일 주주총회에서 3년 연임이 의결됐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3월 6일 국세청은 서울 대치동 KT&G사옥과 대전 본사 사무실 등에 조사요원 100여명을 투입해 특별 세무조사를 벌였다. 그것도 대형사건 전담반인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주체였다.
연임을 전후해 KT&G 자회사 제2노조가 제기한 MB측근 광고회사 물량 몰아주기 특혜 의혹과 청주공장 부지 매매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해 경찰과 검찰이 경쟁적으로 민 사장의 업무상 배임 혐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정권 교체기를 틈 타 연임한 민 사장이 ‘괘씸죄’에 걸렸다는 분석이 일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6일 “민 사장의 욕심이 과했던 것 같다”며 “사정기관 조사와 별개로 호화 사택 문제 등 개인적인 문제가 제기되는 것을 보면 현 정부에 단단히 찍힌 것 같다”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민 사장은 전매청에서 공직을 시작한 내부승진 케이스로 MB맨이 아니다”라며 “김 전 부속실장과도 친분이 두텁지 않다”고 해명했다.
세종=이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