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끝나지 않은 ‘약물과의 전쟁’… 최고 스타 A-로드, 사실상 추방

입력 2013-08-06 17:42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2800만 달러)을 자랑하는 알렉스 로드리게스(38·뉴욕 양키스)가 2014 시즌까지 무급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사실상의 영구 추방이라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6일(한국시간) 금지약물 사용 혐의로 로드리게스를 포함한 13명의 선수에게 무더기 징계를 내렸다. 로드리게스를 뺀 메이저리거 7명과 마이너리거 5명은 올 시즌 남은 5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메이저리거 7명은 올 시즌 올스타로 선발된 넬슨 크루즈(텍사스)를 비롯해 조니 페랄타(디트로이트), 헤수스 몬테로(시애틀), 에버스 카브레라(샌디에이고), 프란시스코 서벨리(뉴욕 양키스), 안토니오 바스타르도(필라델피아), 조다니 발데스핀(뉴욕 메츠)이다. 앞서 지난달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을 인정한 라이언 브론(밀워키)은 65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1월 로드리게스를 비롯한 메이저리거들이 플로리다에 위치한 안티 에이징 클리닉 바이오제네시스에서 인체성장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등이 들어간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 이후 자체 조사를 실시해왔다. 2009년 금지약물 복용을 인정했던 로드리게스는 이후에도 복용했을 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들에게 소개하는 역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차례의 올스타 출전과 3차례 MVP 수상 등 최고의 스타인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징계 처분을 수용한 다른 선수들과 달리 항소에 나섰다. 그리고 이날 10개월간의 왼쪽 고관절 재활 끝에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빅리그 복귀전을 가졌다. 항소한 뒤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경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드리게스가 타석에 등장하자 시카고 팬들은 뜨거운 야유 세례를 퍼부었다. 로드리게스의 스테로이드 복용을 비꼰 ‘A-로이드’라는 플래카드도 등장했다. 이날 로드리게스는 4타석 1안타에 그쳐 상처뿐인 복귀전으로 끝났다. 경기 후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무척 힘든 하루였다”며 “이 시간 이후부터 죽기 살기로 야구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혀 약물 복용을 사실상 부인했다.

원래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로드리게스를 영구 제명하려 했으나 최종발표를 앞두고 선수노조 측과 조율을 통해 징계를 경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번 사건에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앞서 금지 약물과 관련한 대형 스캔들이 몇 차례 터져 야구계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홈런왕 출신 호세 칸세코가 2005년 발표한 자서전 ‘약물에 취해’에서 마크 맥과이어, 라파엘 팔메이로, 후안 곤살레스, 제이슨 지암비, 미겔 테하다 등 스타 선수들의 약물 복용 실상을 담아 야구팬들을 정신적 공황상태로 몰아넣은 바 있다. 또한 이후에도 역대 통산 최다홈런 주인공 배리 본즈를 비롯해 로저 클레멘스, 새미 소사, 매니 라미레스 등도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 불명예 은퇴하거나 메이저리그를 떠났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