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실력있는 후배들과 노래, 젊어진 기분”… ‘슈퍼소닉 2013’ 캠페인송 녹음 현장
입력 2013-08-06 17:26
6일 오전 1시 서울 대치동의 한 스튜디오. 가수 조용필(63)을 중심으로 후배 가수 16팀이 마이크 앞에 섰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음악은 조용필의 1985년 히트곡 ‘여행을 떠나요’. 이들은 신명나는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며 노래를 열창했다.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 속의 흐르는 물 찾아….’
이 자리는 14∼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록 페스티벌 ‘슈퍼소닉 2013’ 캠페인송 ‘여행을 떠나요’ 녹음 현장. 페스티벌을 주최하는 PMC네트웍스는 ‘슈퍼소닉 2013’을 홍보하기 위해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조용필과 후배 가수들이 함께 캠페인송을 녹음하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슈퍼소닉 2013’은 조용필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출연하는 록 페스티벌이기도 하다.
특이했던 건 녹음에 참가한 가수 상당수가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뮤지션이었다는 것. 참가팀 중엔 로열 파이럿츠, 선인장 등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 활동하는 인디 밴드가 여럿 눈에 띄었다.
조용필은 “우리나라엔 밴드가 설 수 있는 무대가 그리 많지 않다”며 “(록 페스티벌과 녹음 현장 공개를 통해) 이런 친구들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캠페인송 제작에 참가한 가수들은 녹음 부스에 들어가 직접 조용필의 지도를 받으며 개별 녹음을 진행하기도 했다. 조용필은 마이크 앞에 선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가령 밴드 딕펑스의 보컬 김태현(26)이 노랠 부르자 “조금 더 밝게 (다시 불러보라)”라고 주문했다. 이어진 재녹음에서 조용필은 만족스러운지 “수고했어” “잘했어”라며 흐뭇해했다.
후배들은 조용필과 한 스튜디오에서 노래를 하게 된 것에 감격해하는 모습이었다. 오전 1시를 넘긴 시간이었지만 피곤해하는 기색을 보이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DJ DOC 멤버인 김창렬(40)은 “평생 남는 추억이 될 것 같다”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구준엽(44)은 “조용필 선배님은 ‘진정한 음악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신 분”이라며 “정말 영광스럽다”고 거듭 말했다.
조용필은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계절(여름)에 가장 잘 맞는 노래인 ‘여행을 떠나요’를 (‘슈퍼소닉 2013’에) 함께 출연하는 후배들과 같이 불러보면 좋을 거 같아 마련한 자리다. 후배들과 있으니 다시 젊어진 기분”이라며 웃었다.
“후배들이 굉장히 (음악을) 잘하더라고요. TV보다는 공연 위주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제 어릴 때 모습이랑 정말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 이런 자리를 마련한 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 온다면 그땐 후배들과 (또 다른 히트곡인) ‘모나리자’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페스티벌 주최 측은 이날 녹음한 ‘여행을 떠나요’ 음원을 별도로 발표하진 않는다. 대신 추후 녹음 현장 모습을 담은 영상을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편집해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