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바르셀로나 팀 동료들 함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방문 “분쟁 대신 평화의 슛”

입력 2013-08-05 18:18

스페인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26·아르헨티나)가 팀 동료들과 함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하는 2일간의 ‘평화 투어’를 가졌다.

시몬 페레스(90) 이스라엘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텔아비브 블룸필드 경기장에서 펼쳐진 어린이를 위한 공개 축구 클리닉에 참석해 “선수들은 우리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우리가 얻고자 하는 골, 즉 평화의 골을 넣을 수 있도록 가르침을 줄 수 있다”고 환영했다. 페레스 대통령은 식전 행사에서 메시를 향해 공을 너무 강하게 차 가슴 부분을 강타하면서 관중에게 웃음을 줬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선수들은 예루살렘의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에는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의 많은 성지가 있다”면서 “나의 꿈은 축구와 평화, 안전 그리고 여러분의 1%의 팬들이 이 멋진 곳을 방문하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 첫날인 3일 선수들은 아기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의 예수 탄생교회 등 성지를 찾은 뒤 라말라에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예방했다. 서안지구 도시 두라 인근에서 어린이 축구 클리닉도 가졌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평화의 사절’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평화가 얼마나 이루기 힘들 일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꼬집었다. 선수들과의 짧은 만남 이후 이스라엘 내각은 4일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키로 결정했다. 그동안 평화협상 선결조건으로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 중단을 요구해 온 팔레스타인은 반발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미국의 중재 노력 끝에 지난주 미국 워싱턴DC에서 예비회담을 열며 평화협상을 재개한 바 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