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산 박테리아 제품 파장… 중국 “분유 대란 우려” 긴장
입력 2013-08-05 18:18 수정 2013-08-05 22:25
뉴질랜드산 박테리아 유제품 파동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문제의 뉴질랜드산 농축 유청 단백질을 사용한 분유의 대규모 리콜이 진행되면서 분유대란이 벌어질 조짐이다. 중국은 뉴질랜드로부터 분유 제품의 80%가량을 수입하고 있다.
중국 외에 러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뉴질랜드산 유제품을 수입해 온 나라들도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산 유청 단백질로 분유나 음료를 만들어 중국 내에 판매해 온 두멕스, 코카콜라 차이나, 와하하, 뉴트리시아 4개사는 시판 중인 분유나 음료를 모두 회수할 것이라고 4일 발표했다. 중국 국가질검총국(質檢總局)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코카콜라의 경우 ‘메이즈위안(美汁源)’ 음료가 회수 대상에 포함됐다. 메이즈위안은 문제의 원료를 이용해 제조한 것으로 과립이 들어간 우유 음료다. 코카콜라 측은 수입한 유청 단백질 중 25㎏을 과일우유 제품에 사용했으며 나머지 4.7t은 그대로 있다고 밝혔다.
특히 두멕스는 뉴질랜드산 유청 단백질 제품을 208t이나 수입한 뒤 이를 이용해 분유 420t을 만들어 유통시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다국적 회사인 뉴트리시아는 자사의 카리케어 아기 분유 제품을 중국 내에서 리콜하는 것은 물론 여타 국가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산은 물론 서양산 분유에도 독이 들어 있다니 도대체 아기에게 뭘 먹여야 하나”라고 한탄했다. 웨이보에서는 “독 분유가 또 나타났다”, “서양 제품이라고 꼭 최상품은 아니다”라는 등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에 따라 또 한 차례 분유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중국 언론은 뉴질랜드 회사 폰테라가 아기 분유 등에 원료로 쓰이는 농축 유청 단백질 제품이 보툴리누스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박테리아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지난 3월 발견하고도 다섯 달이나 지나서야 발표한 사실도 부각시켰다.
여타 국가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러시아는 모든 뉴질랜드산 낙농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초강경책을 발표했다. 말레이시아는 뉴질랜드산 분유가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지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다고 말레이시아 보건부가 밝혔다. 폰테라의 유청 단백질 제품이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호주, 태국,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각자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