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적조피해 현장 가보니… 떼죽음 당한 물고기 가두리 양식장마다 산더미

입력 2013-08-05 18:16 수정 2013-08-05 22:20


경남 통영시 산양읍 삼덕리 원항마을 가두리양식장은 5일 오후 2시 뙤약볕이 내리쬐고 기온이 32도까지 올랐다. 가로세로 12m의 가두리에 크레인이 그물망을 내리자 어민들이 죽은 물고기들을 긁어 담았다. 떼죽음 당한 물고기들을 덤프트럭이 인근 산양읍 남평리 야산 매몰지로 싣고 가 묻었다.

산양읍 삼덕항 앞바다 김갑종(60)씨의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지난달 24일 새벽 급습한 적조로 참돔, 농어, 우럭 등 61만7000마리가 폐사했다. 손실이 21억1870만원에 이른다고 했다. 김씨는 “새벽에, 그것도 물속에서 피는 적조는 난생 처음 봤다. 손쓸 겨를도 없이 당했다”고 망연자실했다.

천보수산의 가두리 양식장은 입식된 참돔 100만 마리가 대부분 출하를 앞둔 800g∼1㎏ 크기 상태에서 90% 가량 폐사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70억∼80억원으로 추산됐다. 폐사한 물고기들을 처리하는데도 시간이 걸리면서 해상환경 오염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직 피해가 없는 한산해역 양식 어민들도 한산해역에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의 농도가 적조경보 기준치(㎖당 1000개체)의 최대 25배가 넘은 것으로 나타나 긴장하고 있다.

남해안 적조는 지난달 22일 처음 발생해 20일째인 5일 현재 총 142가구의 양식 물고기 1810만 마리를 폐사시켜 피해액이 총 140억90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1995년 적조 피해액이 308억원이었지만 피해 산정기준이 바뀐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대 최대 피해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은 통영시(137가구 1669만마리, 135억5900억원), 남해군(3가구 2만900마리, 1200만원), 하동군, 거제군 순이다.

경남도는 이날 현재 선박 3495척과 인력 7610명을 동원해 황토 2만3434t을 살포한 상태다. 또 폐사한 어류 1981t을 매몰 등을 통해 처리했다. 도는 적조 장기화에 대비해 피해 최소화 방안으로 양식 어민들이 기르던 물고기를 방류할 경우 어민부담금(치어 입식 복구비 중 어민부담액 20%)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다행히 적조 피해지역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있다”며 “예년 경우 적조가 한번 발생하면 추석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적조현상이 사라질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통영=글·사진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