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여야 대표 3자 회담 성사되나

입력 2013-08-05 18:12 수정 2013-08-05 22:07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대치 정국을 풀기 위해 5일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담을 전격 제안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대통령-야당 대표’ 간 단독 회담 제의에 대한 역(逆)제안이다. 청와대가 “검토해 보겠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3자 회담이 성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황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대표가 함께 대통령을 만나 뵙고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3자 회담을 제안한다”며 “민주당과 대통령께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수락하셔서 국정 현안 해결의 길을 열어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3자 회담 제안은 ‘전격적’이었다. 당 지도부는 통상 공식 회의 직전에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사전 회의를 갖는데, 황 대표는 그때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다가 공개 석상에서 기습적으로 발표해버렸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야당이 주장하는 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만날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여야가 (먼저) 만나야 한다”며 엇박자를 냈다. 하지만 비공개 회의로 전환되면서 기류가 다시 바뀌었다. 한 고위 당직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도부 몇몇이 황 대표를 향해 ‘대통령을 포함시키는 쪽으로 못 박으면 청와대에 큰 부담이 된다’고 만류했다”며 “하지만 곧 이어 ‘여야 대표가 먼저 실무급 양자 회담을 통해 세부 의제에서 타결을 본 뒤 대통령과 함께하는 회담에선 NLL에 국한하지 않는 광범위한 의제를 논의하자’고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오전 ‘뜬금없다’는 반응을 내놓았던 청와대 관계자도 오후 들어 “우리가 나름대로 검토하겠다”며 수용 가능성을 열어 놨다.

김 대표는 “청와대의 공식제안이 있다면 형식과 의전에 얽매이지 않겠다”며 황 대표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예방 차 천막당사를 찾은 김기춘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을 향해선 “(회담에 대해) 오늘까지 답을 달라고 했는데, 겨우 ‘답이 없다’는 말을 전하려고 왔냐”며 면박을 줬다.

이에 김 실장은 “오늘은 신임 인사차 예방을 왔다”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내가 과격한 사람은 아니지만, 만만하게 호락호락하게 봐서는 안 될 것이다”며 “청와대가 상황의 엄중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