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내홍’ 앓던 민주, 광장 천막서 힐링
입력 2013-08-06 05:00
김한길 체제 출범 이후 주류 온건파와 비주류 강경파 간 내홍에 휩싸여온 민주당이 최근 서울시청 앞 천막에서 장외투쟁을 하면서부터 모처럼 ‘한 지붕 한 가족’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천막이 힐링(치유) 캠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 수십명은 5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과 관련해 국정조사가 열린 국회의사당 2층 제3회의장에 한꺼번에 몰렸다. 좌석이 모자라 서 있어야 할 정도로 많이 왔다. 국정조사 특위에 소속된 동료 의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방문으로, 서로에게 무관심했던 과거 모습과는 퍽 대조적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천막 안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부터 서로 친해졌다고 한다. 불편한 곳에서 같이 고생하다 보니, 더 챙겨주게 되고 또 서로의 입장도 더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박홍근 의원은 “역시 야당은 함께 투쟁할 때 동료애가 커지고 내부 결속도 잘 되는 것 같다”며 “그동안 안에서 논쟁만 하다 보니 싸움만 했었다”고 말했다. 안규백 의원도 “장외투쟁이 당이 단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도 천막 안에서 친노(親盧·친노무현)계 등 비주류 의원들과 자주 대화하는 등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이 지금은 화기애애해졌지만 결국 투쟁에서 승리해야 결속이 지속될 것이란 말들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지도부가 장외투쟁을 선언한 초반이라 다들 호응해주고 있지만 아직 지도부 전략이나 메시지가 날카롭지 못해 좀 불안불안한 것도 사실”이라며 “지도부가 잘 못하면 밀월관계도 깨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병호 정건희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