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심리, 금융위기 이후 실물지표 영향력 커져”

입력 2013-08-05 17:37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의 경기 전망, 즉 기업심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경제는 심리다’는 격언이 허언(虛言)이 아닌 것으로 증명된 셈이다. 기업심리 회복을 위한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동향분석팀은 5일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심리 변화가 생산·투자 등 실물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업황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산업생산 간 상관계수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3년 2월부터 2008년 8월까지 0.43에 그쳤다. 하지만 위기 이후인 2008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해당 계수는 0.83으로 상승했다. 설비투자전망 BSI와 설비투자 간 상관계수 역시 같은 기간 0.43에서 0.76으로 높아졌다. 문제는 업황전망 BSI가 83.9에서 위기 이후 80.4로 하락하는 등 기업들의 비관적 시각이 확대되면서 저금리 기조에도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하고 유동성 자산을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금융위기 이후 BSI와 산업생산·투자의 상호 연관성이 더욱 커지면서 위축된 기업심리가 경기 부진의 늪을 더 깊게 하고 있다”면서 “기업심리 악화→경기부진→기업심리 악화 식으로 악순환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심리지표와 실물지표의 연계성 강화는 앞으로 기업 업황·설비투자 심리 개선 때는 단기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불러오는 요인도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정욱 동향분석팀장은 “최근 글로벌경기 회복 징후가 국내 기업의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제도나 규제완화 등 정책에 있어 일관성을 유지하는 등 기업 심리 회복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말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올해 2분기 가계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가계부채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6월말 부동산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주택거래량이 급증하며 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