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배구계 또 시끌시끌
입력 2013-08-05 17:23 수정 2013-08-05 22:34
한국 배구계가 바람 잘 날이 없다.
여자부에서는 김연경과 흥국생명이 2년 넘게 지루한 소속팀 분쟁을 벌이고 있고, 남자부에서는 모기업 없이 버텨온 드림식스에 대한 우리카드의 인수 백지화 논란으로 한때 시끄러웠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프로배구 구단들의 국가대표팀 소집 거부 문제가 불거졌다. 현대캐피탈의 여오현과 LIG손해보험의 김요한은 5일 소속팀의 반대로 대표팀 차출에 응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당초 9월 4∼8일 일본 고마키에서 열리는 2014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예선전 최종라운드에 대비한 14명의 대표팀 합동훈련 명단에 포함됐었다. 하지만 ‘거포’ 김요한은 허리부상을 이유로 아예 차출을 거부했고, ‘최고의 리베로’ 여오현은 일단 진천선수촌에 들렀다가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이에 대해 대한배구협회는 5일 상무이사회를 열고 여오현의 대표팀 합류를 다시 추진하기로 결정한 뒤 현대캐피탈에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미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힌 선수에 대한 강압적인 차출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요한의 경우 진료기록을 정밀 검토한 결과 대표팀 선수로 활동하는데 지장이 있어 차출하지 않기로 했다.
배구계 안팎에선 최근 몇 년 동안 계속되는 프로팀의 대표팀 차출 거부 움직임에 대해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구단 이기주의만 내세우면 한국 배구의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차출된 선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대한배구협회에도 책임은 있다. 지난 월드리그 당시 발생한 문성민의 부상과 관련해 소속팀 현대캐피탈은 불만이 쌓인 상태다. 다행히 문성민은 재활에 들어갔지만 배구협회는 선수생활을 못할 정도의 심각한 부상 등에 대비해 상해보험조차 들지 않았던 것이 알려졌다. 선수 보호에 인색한 배구협회의 이런 처사에 소속팀들이 집단 반기를 들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어느 한 쪽만 비난할 것이 아니라 배구협회와 프로팀들 사이의 신뢰 회복 및 규정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