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차지한 루이스 “박인비도 결국 사람이었네요”
입력 2013-08-05 17:22
“(박)인비도 결국 사람이었네요.”
‘골프 여제’ 박인비(25·KB금융그룹)의 메이저대회 4연승을 저지한 스테이시 루이스(28·미국)의 소감이다. 얼마나 박인비가 무서웠으면 이런 말을 했을까?
박인비는 5일(한국시간) 끝난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 4라운드에서 6타를 잃어 최종 합계 6오버파 294타(공동 4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때 세계랭킹 1위였던 루이스는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정상에 올랐다. 시즌 세 번째 우승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26만3989 파운드(약 4억5000만원).
루이스는 이번 우승으로 지난해 US여자오픈부터 한국 선수가 이어 온 메이저대회 연승 행진(5연승)을 저지했다. 또 아시아 선수가 2011년 LPGA 챔피언십부터 이어 온 메이저대회 연승(10연승)도 막아냈다.
루이스는 박인비가 이뤄낸 메이저 3연승은 다시 나오기 어려운 대단한 기록이라고 치켜세운 뒤 “그 위치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어려웠을 것인지 잘 알고 있다. 박인비는 US오픈에서 우승한 이후로 매일 똑같은 질문에 시달려야 했지만 그것을 잘 이겨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또 “박인비는 그동안 많은 것을 이뤘고 다소 지쳤을 것”이라며 “이제 약간 휴식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전 세계 남녀 프로골프를 통틀어 사상 최초의 ‘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에 실패한 박인비는 “이 대회는 우승하려면 날씨나 조 편성이 도와 줘야 하지만 이번엔 그렇지 못했다”며 “무엇보다 그린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9월 에비앙 마스터스에 대해 “사실 캘린더 그랜드슬램보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진짜 목표다. 이번 대회 경험을 발판으로 한 달 정도 남은 에비앙 마스터스를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시 다졌다.
최나연(26·SK텔레콤)은 4라운드에서 한때 3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지만 후반에 연속 보기를 하는 바람에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 박희영(26·하나금융그룹)과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