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한용섭] 한반도가 완전한 광복절 맞으려면

입력 2013-08-05 17:42


“북한이 어두운 세상에서 벗어나 자유·평화·번영의 광명세상으로 나와야”

한반도의 야경을 찍은 위성사진을 보면 누구나 깜짝 놀란다. 남쪽은 온 국토가 전깃불로 환한 광명세상이요, 북쪽은 평양 한두 군데만 빼놓고 칠흑 같은 암흑세상이다. 1945년 8월 15일 일제치하에서 똑같이 해방을 맞고 분단된 지 68년, 남북이 달라도 너무 달라진 현상을 이 사진만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다.

남한은 자유세계와 연대를 맺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개인의 창의성과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경제발전에 성공하고, 민주화를 이룩하여 모든 국민이 희망에 찬 밝은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물론 우리의 밝은 현실에 대해서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기도 하고, 빛의 세계보다는 어둠의 세계에 살고 있는 일부의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국민의 대다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고 애국심과 이타심을 가지고 광명정대한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반면에 북한은 공산세계와 연대를 맺고 남한을 침략하는가 하면, 주민보다 정권과 군대를 우선함으로써 대다수 주민이 억압과 가난의 어두운 세계에 살고 있다고 온 세상이 인정하고 있다. 동족인 남쪽에 대해서 도발과 협박을 일삼고, 땅굴을 파며, 지하핵실험을 하는 등 플라톤이 비유한 “빛을 등지고 동굴 속에서만 살아 온 결과” 세계의 보편성과 번영에 이르지 못하고, 지금도 세계와 고립되어 거꾸로만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0일 전에 남북한은 각각 휴전 60주년을 기념했다. 남한은 북한의 남침에 맞서 자유를 지켜 준 유엔 참전국과 지원국 21개국의 참전용사를 초청해 감사와 보은, 승리와 영광의 기념식을 가졌다. 북한은 중국을 초청해 ‘전쟁 승리’를 기념했다고 한다. 사실 6·25전쟁은 북한이 소련과 공모하여 남한을 침략한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남한이 북침한 전쟁’ ‘미국이 침략한 전쟁’으로 역사를 왜곡시켜 왔다. 북한이 지어놓은 암흑의 동굴 속에서 주민들로 하여금 바깥의 세계를 못 보게 하고, 우리와 외부세계에 대해서 적대적 대결을 교육시켜 왔던 것이다. 기억은 감출 수 있어도 역사는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가? 이것은 일본이 일제 침략과 위안부, 한반도와 독도 강제 점유의 역사를 부인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고 할 것이다.

북한이 암흑세계를 벗어나 광명세계로 나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한 유명한 중국 경제학자가 필자에게 말했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하게 된 것은 등소평이 모택동 시대의 잘못된 점을 분석비판하고 그것을 시정하기 위해 개혁개방정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은 일차적으로 외국에서 성공한 화교 기업인들의 자문과 투자를 적극 유치함으로써 개혁개방의 시작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북한의 경제발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해 분석, 비판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시정하기 위해 같은 민족인 우리 남쪽의 기업인들로부터 자문과 투자를 적극 유치함으로써 북한의 경제개발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광복절. 이름 그대로 한반도가 일제 치하의 암흑기로부터 빛을 되찾은 날이다. 그러나 남쪽은 빛을 찾아 빛 속에 살면서 세계에서 모범적인 광명세계를 맞았지만, 북쪽은 아직도 어둠 속에서 살고 있다. 북한이 암흑의 동굴에서 나오기만 한다면, 같은 한민족인 남쪽은 하루빨리 북한을 우리 수준에 도달시키고자 최선을 다해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나오기만 한다면, 남한은 북한을 도울 만반의 준비가 다 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정부가 내세우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이다.

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만, 분단 80년이 되기 전에 북한이 어두운 세상에서 벗어나, 세계인들이 공통으로 지향하는 자유와 평화와 번영의 광명세상으로 나오겠다고 결심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의 형제자매를 부둥켜안고, 완전한 광복절을 맞이할 뿐 아니라 해외 한민족까지 합하여 8000만 한민족이 대부흥하는 시대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한용섭 (국방대 교수·핵정책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