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통증 30분 이상 지속되면 심근경색 가능성 높다
입력 2013-08-05 16:54
사람의 장기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심장은 평생 동안 끊임없는 펌프질을 통해 머리에서 발끝까지 각 신체 부위에 혈액을 공급한다. 심장 자신도 펌프질을 하려면 혈액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이를 공급하는 혈관이 관상동맥이다. 관상동맥은 크게 우관상동맥, 좌전하행 관상동맥, 좌회선지 관상동맥 3가닥으로 나뉘며, 심장을 감싸고 있다. 이러한 관상동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 관상동맥질환으로, 대표적인 것이 ‘협심증(狹心症)’과 ‘심근경색(心筋梗塞)’이다. 협심증은 혈관이 좁아져서 혈액이 심장근육으로 잘 공급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이며, 심근경색은 혈관이 너무 좁아져서 혈액 공급이 나쁘거나 아예 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병이다.
서재빈 서울시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장근육을 사람에 비유하자면 관상동맥은 밥줄에 해당하는데 협심증은 밥줄이 줄어들어 심장근육이 배가 고픈 상태이고, 심근경색은 밥줄이 너무 줄었거나 아예 밥줄이 끊겨 심장근육이 죽을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에 의해 심장근육이 죽게 되면 심장마비가 발생해 환자가 사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관상동맥질환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인구의 고령화와 식생활의 서구화로 최근 관상동맥질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날씨가 추운 겨울은 물론 덥고 습한 여름철에도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국내의 한 조사에 따르면 기온이 섭씨 30도가 넘는 온도에서 심근경색증 환자들의 응급실 내원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재빈 교수는 “최근 관상동맥질환은 고령자 증가와 식생활 서구화로 겨울과 여름 등 계절에 관계없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여름철에도 혈압이 높은 환자들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혈압을 적절히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관상동맥질환의 주된 증상은 가슴의 통증 즉 ‘흉통’이다. 이 통증은 심장근육에 공급되는 혈액이 필요한 양보다 적어 발생하는 증상이다. 가슴이나 목, 팔 등에 조이는 느낌이 있거나 뻐근함, 무거운 것에 눌리는 압박감, 화끈 달아오르는 느낌, 쥐어짜는 듯한 느낌 등이다. 통증의 지속시간은 협심증의 경우 30초에서 30분까지 지속될 수 있으나 대개는 2∼5분 정도이다. 하지만 이러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심근경색의 가능성이 있어 즉시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 또 협심증에 따른 통증은 운동을 심하게 했거나, 무거운 것을 들고 움직이는 경우, 음식을 많이 먹었을 때, 공포와 분노 또는 여름철 무더위로 인한 스트레스 등 정신적 긴장상태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서 교수는 “활동이나 정신적 긴장 상태에서 필요로 하는 혈액의 양은 많은데 혈관이 좁아져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가, 하던 일이나 운동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면 필요로 하는 혈액의 양이 줄어 협심증에 의한 통증은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급성심근경색의 경우 혈관의 혈액공급이 너무 적거나 아예 없는 상태로, 가만히 있어도 최소한의 혈액 양도 공급하지 못해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위험인자 줄이고 평상시 관리해야=이러한 관상동맥질환은 흡연, 비만, 운동부족, 스트레스,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위험인자이다. 일반적으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 여자보다 남자에게서, 젊은이보다 노인에게서 발생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인자에 대해 일상생활에서 항상 관심을 기울이고 금연과 만성질환 관리, 체중감소와 운동, 스트레스 줄이기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서재빈 교수는 “고혈압 환자들은 혈압이 높은 것 자체가 위험하다기보다 합병증에 의한 관상동맥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평소 철저히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관상동맥질환의 첫 번째 치료 방법은 위험인자를 줄이는 것이다. 두 번째로 협심증 약을 복용하는 약물치료가 있으며, 세 번째가 좁아진 관상동맥을 넓혀 혈류를 개선시키는 풍선확장술과 스텐트 삽입술 등이다. 관상동맥이 심하게 좁아진 환자들의 경우 ‘관상동맥우회술’이라는 수술적 방법을 적용한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좁아진 혈관을 우회해 혈액이 공급되는 샛길을 새로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위험인자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서재빈 교수는 기름기 있는 음식을 줄이고, 짜지 않고 싱겁게 먹기, 육류 등 동물성 지방보다는 야채, 과일, 견과류 섭취 늘리기 등을 꼽았다.
서 교수는 “운동의 경우 본인이 제일 좋아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되,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이 만성질환 관리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며 “고혈압과 당뇨 등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평상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