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근 목사의 시편] 단기선교는 인생의 현장이다

입력 2013-08-05 17:31 수정 2013-08-05 21:14


한번은 인천공항 관리공단에서 편지가 왔다. 여름철에 단기선교 나가는 팀들이 너무 많아서 각 팀마다 파송예배를 드리느라고, 여기저기서 찬송을 부르고 기도를 하니 외국인들이 불편해하고 공항분위기가 부흥회 장소와 같아 조금 자제해 달라는 편지를 받았다.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요즘은 단기선교를 중·고등학생은 물론 초등학생 그리고 청년과 장년까지도 떠나니 말이다. 상당히 좋은 현상이다. 우리 교회는 주일학교 학생으로 구성된 샘스쿨 단원들이 케냐와 러시아로 갈 예정이고, 대학청년부는 케냐를 다녀왔고, 의료선교팀은 몽골과 캄보디아를 올봄에 다녀오고, 나는 지난주에 73명의 장년 단기선교팀을 이끌고 대만 화련이라는 곳을 다녀왔다. 그곳에는 우리가 1년 전에 임미선 선교사를 파송하면서 원주민을 선교하는 교회가 있다. 원주민에게 제자훈련을 하고 대만과 중국에 재파송할 예정이다.

선교는 힘들지만 상당히 감동이 있고 신앙이 성장할 수 있는 살아 있는 현장이다. 단기선교를 하면 여행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선교지의 문화와 삶을 배우게 된다. 우리는 인생을 부모에게서 배우고 학교에서 배우고 사회에서 배운다. 그런데 여행을 통해서 배우는 것도 매우 가치 있고 의미가 있다.

1978년도에 미국에 처음 갔을 때 뉴욕순복음교회 김남수 목사님이 전화했다. 기왕 공부하러 미국에 왔으니 제대로 미국을 배우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비행기를 타지 말고 그레이하운드 버스로 뉴욕에 오라고 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오리건의 유게네를 출발해 아이다오, 와이오밍, 콜로라도의 로키산맥, 캔자스 주를 거쳐 가는데 참으로 절경이요, 아름다운 경관에 놀랐다. 오리건에는 전나무와 편백나무가 우거져 있고, 와이오밍에는 세계적인 국립공원 옐로스톤이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로키산맥은 또 얼마나 거대한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캔자스의 끝없이 펼쳐진 밀밭은 별천지를 보는 듯했다.

유게네에서 뉴욕까지는 자동차로 밤낮 3일을 가야 한다. 운전기사만 12시간씩 교대하면서 계속 달린다. 그래서 72시간을 가는 것이다. 버스 안의 풍경은 상당히 흥미가 있었다. 내 옆에 앉은 중동계 미국인은 샐러드와 빵을 사서 손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으면서 돈을 아꼈고, 미국 사람들은 카드놀이에 열중했으며, 아프리카인들은 헤드폰을 꽂고 열심히 노래를 듣고 있었다. 그들은 굉장히 낭만적으로 여행을 즐기는 편이었다. 그런데 나는 매 정거장에 내려서 내 짐을 점검하고 운전기사에게 얼마나 남았는지를 물어보니, 운전기사는 짜증을 내면서 가만히 앉아 바깥 경치나 구경하라고 핀잔을 주었다. 영어가 서툴러 안내방송을 들으려면 온 신경을 써야 했다. 버스 안에서 영어공부를 하고 인내하며 72시간 만에 맨해튼 42가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그 여행을 통해서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미국의 광대함과 풍요로움, 그리고 인내하는 국민성을 통해 그들의 여유를 보았다. 일본에 지도자들이 미국여행을 했더라면 진주만을 공격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단기선교를 통해서 세상을 배우고 이웃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언어를 배우고 그리고 인내하는 것을 배운다.

<순복음분당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