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결핵 치료 새 길 열었다…케핀 페트·김재승 박사팀, 신약 물질 ‘Q203’ 발굴

입력 2013-08-05 01:59

국내 연구진이 기존 약에 강한 내성을 보여 퇴치가 어려운 결핵균을 효과적으로 사멸시키는 혁신신약 후보 물질을 찾아냈다. 세계적으로 연간 31만명이 발생하는 난치성 결핵환자 치료에 새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케빈 페트 박사와 김재승 박사팀은 연세대 의대, 충남대 수의대, 바이오벤처 ㈜큐리언트 등과 공동연구를 통해 결핵균의 세포호흡을 담당하는 핵심 단백질(시토크롬 bc1)과 결합해 결핵균을 죽이는 새로운 메커니즘의 신약 물질 ‘Q203’을 발굴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의과학분야 권위지 ‘네이처 메디신’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파스퇴르연구소가 보유한 약 12만개 화합물을 탐색해 결핵 치료 효능을 보이는 초기 유효 물질을 도출한 뒤, 이들 화합물을 최적화하는 과정을 거쳐 Q203을 개발해 냈다. Q203은 동물실험 효능뿐 아니라 다제내성 및 광범위 내성 결핵환자의 균주를 활용한 실험에서도 뛰어난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독성실험에서 안전성을 인정받아 혁신신약 후보 물질로서의 요건도 충족했다.

내년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인 김 박사는 “향후 신약으로 출시되면 기존 치료제의 한계로 고통받던 내성 결핵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과 결핵의 조기 퇴치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근 광범위 내성균의 등장 등으로 세계 감염성질환 사망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결핵은 지난 40년간 단 1건의 치료제만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을 정도로 신약 개발 연구가 정체돼 있다. 우리나라는 결핵 발생·유병·사망률에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1위(2011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