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태국군 예비역 장성 24명, 포천 ‘6·25 태국군 참전비’ 참배

입력 2013-08-04 18:47


태국군 예비역 장성 24명이 6·25전쟁 태국군 참전비에 방문하기 위해 3일 한국을 찾았다. 6·25전쟁 참전용사가 아닌 태국군 예비역 장성들이 참전비에 참배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은 처음이다.

이날 오전 입국한 태국군 예비역 장성들은 국방부에서 준비한 28인승 대형버스를 타고 곧바로 경기도 포천 영북면에 있는 참전 기념비로 이동해 ‘태국군 예비역 장성 참전 기념비 방문’ 행사를 가졌다. 행사는 양국 국기에 대한 경례, 헌화 및 분향, 조총 발사 순으로 진행됐다.

태국군 예비역 장성 대표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쌰티안 펌텅인(61)은 태국군 4성 장군 출신으로 아버지가 6·25전쟁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이 있다. 1950년 당시 어디에 있는지 조차 잘 모르는 나라를 돕기 위해 아버지가 방문했던 곳을 63년 후 아들이 다시 찾게 된 것이다.

양국 예비역 장성들의 교류 행사는 지난해 태국 예비역 장성 측에서 한국 측 이한구 장군(예비역 소장)에게 교류 방문을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지난해 8월에는 한국군 예비역 장성 16명이 태국을 방문했고, 올해는 답방으로 태국에서 한국을 찾았다. 태국대사관 소속 국방무관 팀버디 암포난(대령)씨는 “이번 행사를 통해 양국 예비역들 사이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며 “예비역들의 교류가 국방교류 확대는 물론 양국 간 관계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측에서는 이번 행사에 권영해 전 국방장관, 황국현 전 국방차관, 김국헌 전 소장, 김영식 5군단장, 제갈용준 8사단장 등 90여명이 참여했다. 권 전 장관은 태국군 예비역 장성들에게 보은메달도 전달했다. 그는 “한국 국민의 이름으로 보은메달을 수여한다”며 “인류평화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한국전쟁에 참여해준 태국군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군 6·25참전유공자 11명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무공수훈국가유공자로 포천시 유공자 지회장을 맡고 있는 정장(82)씨 등은 행사 시작 30분 전 도착했다. 정씨는 “6·25전쟁 때 같은 편으로 서서 목숨을 걸고 싸워준 태국군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그런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행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박요진 기자 tru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