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논란… 짐바브웨·캄보디아 정국 불안

입력 2013-08-04 18:26 수정 2013-08-05 00:39

최근 선거에서 기존 정권이 재집권한 캄보디아와 짐바브웨가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이며 정국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짐바브웨에서는 유혈 사태 우려까지 나온다.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로버트 무가베(89) 대통령이 61%의 득표율로 다시 선출됐다고 3일 밝혔다. 경쟁 후보였던 모건 창기라이(61) 총리는 34% 득표에 그쳐 정권 교체에 실패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전했다.

이로써 1980년부터 33년간 계속된 무가베 정권은 5년 더 연장된다. 무가베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맹-애국전선도 총선에서 의석을 3분의 2 이상 차지했다.

야권은 이런 무가베의 압승 이면에 부정 선거가 개입됐다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전국 투표소에 약 7000명의 선거감시인단을 파견했던 비정부기구 짐바브웨 선거지원네트워크는 선거 직후 야당 민주변화운동당이 강세인 도시 지역에서 약 100만명이 투표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유권자 이름이 투표인 명부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창기라이는 이날 선거 결과에 대해 “의미가 없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미국은 선거 결과가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한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거들었고 영국과 유럽연합도 선거 결과에 우려를 나타냈다.

부정 선거 시비가 불거지면서 2008년 대선 때 빚어진 유혈 사태가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캄보디아에서는 통합 야당 캄보디아구국당 측이 광범위한 부정선거가 이뤄졌다며 중립적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재적 의석 123석 중 55석에 그친 구국당은 전국적 항의 시위까지 예고한 상태다.

캄보디아에서도 투표인 명부 조작 의혹이 논란을 키웠다. 구국당은 총선 당시 투표인 명부에서 125만명의 명단이 사라졌다며 원래는 63석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이날 라디오 연설에서 정부 구성을 강행하겠다고 밝혀 양측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