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아시아 루키 최다승 ‘부푼 꿈’
입력 2013-08-04 18:14
류현진(26·LA 다저스)이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섰다.
류현진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벌어진 시카고 컵스와의 방문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며, 올해 목표로 세웠던 두 자릿수 승수 달성에 성공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역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한국인 투수 중 최초로 데뷔 해에 10승 달성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박찬호가 풀타임 출전 첫해인 1997년 14승을 달성했지만, 데뷔 이후 4년이 걸린 두 자릿수 승수였다. 물론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기량이 완성된 이후 메이저리그에 갔지만 데뷔 첫 해 두 자릿수 승수를 찍은 투수는 류현진을 포함해 아시아에서 7명뿐이었다.
특히 류현진이 뜻 깊은 역사를 세운 리글리필드는 지난 1996년 4월7일 박찬호가 한국인 최초로 첫 승을 올린 구장이기도 하다다. 선배의 혼이 깃든 바로 이 곳에서 류현진은 10승을 따내며 한국프로야구의 자존심과 긍지를 세웠다. 특히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강력한 신인왕 경쟁자인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11승 7패)에 이어 올해 신인 투수 중 두 번째로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류현진의 10승은 아시아 투수로는 올 시즌 4번째다. 구로다 히로키(뉴욕 양키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다르빗슈 유(텍사스) 등 일본인 투수들이 이미 10승을 따냈다. 한 시즌에 아시아 투수가 무려 4명이나 메이저리그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쿠마는 23경기에서 10승을 거뒀고, 구로다는 22경기에서 10승을 올렸다. 류현진은 다르빗슈와 함께 21경기 만에 10승을 수확했다. 다만 구로다(2.38), 다르빗슈(2.66), 이와쿠마(2.76) 모두 아메리칸리그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위력을 떨치고 있는데 비해 류현진은 3.15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류현진의 승률은 76.9%로 이와쿠마(71.4%) 다르빗슈(66.7%) 구로다(62.5%)보다 높다.
이제 류현진의 목표는 아시아 루키 최다승이다. 바로 지난해 다르빗슈가 세운 16승으로 산술적으로 가능하다. 류현진은 앞으로 10여 차례 더 등판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타선의 도움이 더해진다면 기록 경신도 꿈은 아니다.
류현진이 일본인 투수 3인방 틈바구니 속에서 올 시즌 아시아투수 최다승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또한 박찬호가 2000년에 세운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다승 기록인 18승마저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한편 다저스는 4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3대 0으로 승리하며 원정경기 연승 행진을 13경기로 늘렸다. 원정경기 13연승은 1924년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 기록한 팀의 최다 기록을 89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다저스는 시즌 60승(49패) 고지에 올라서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