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 한계”…北에 대화 촉구 김정은 친서 현정은에 전달
입력 2013-08-04 18:17 수정 2013-08-04 22:33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4일 북한에 대해 공단 정상화 실무회담을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구두 친서를 전달한 것과 맞물려 북측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 “인내심 한계 달했다” 거듭 대화 촉구=통일부는 김형석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원하는 우리 국민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북측이 진심으로 기업과 근로자들의 고통을 해소하길 원한다면, 진정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의 시금석이라고 여긴다면 침묵이 아니라 책임 있는 말과 행동으로 그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 “북측이 또다시 정치·군사적 이유로 공단 운영을 중단시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지속된다면 공단이 재가동된다 해도 제대로 된 기업 활동을 할 수 없으며 결국 기업들은 개성공단을 떠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우리 기업이 4500억원의 투자자산 피해, 3000억원의 영업손실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 차원에선 남북협력기금 등을 통해 입주기업 미수금으로 북한에 1300만 달러 지급, 피해기업에 800억원 대출 등을 했으며 경협보험금 지급으로 2800억원의 추가 지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피해 보상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이번 성명은 중대조치를 앞둔 최후통첩 성격이 짙다. 정부는 북측이 계속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 조만간 공단 폐쇄 조치 등을 본격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구두친서=현재로선 북측이 회담 결렬의 근본원인이었던 재발방지 등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이 방북한 현 회장에게 구두친서를 전달한 데서 보듯 북한이 향후 대화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김 제1위원장은 3일 정몽헌 전 회장 10주기 추모식 참석차 방북한 현 회장에게 구두친서를 전달했다. 김 제1위원장이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빈소에서 남측 인사의 조문을 받기는 했지만, 남쪽에 직접 친서를 전달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직접 금강산에 보내 격식을 갖췄다. 현 회장은 “구두 친서는 ‘정 전 회장의 명복을 빌며 현 회장을 비롯한 가족과 현대그룹의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식 논평을 자제하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