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참담한 한국 수영… 세계선수권서 줄줄이 예선 탈락
입력 2013-08-04 18:14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이 빠진 한국 수영은 참담했다.
5일(이하 한국시간) 막을 내리는 바르셀로나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여자 200m 평영에서 백수연(22·강원도청)과 양지원(16·소사고)이 준결승에 진출했을 뿐 종목별 예선전에서 세계 수준과 현격한 실력차를 보이며 4일 모든 경기를 마쳤다. 이에 비해 같은 아시아권의 중국과 일본은 상당수의 종목에서 결승 진출자를 배출해 냈다. 중국은 다이빙에서 절대적인 우세와 쑨양의 활약을 앞세워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또 일본도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따냈다.
사실 한국이 세계 수영계에 명함을 내밀었던 것은 박태환 덕분이다.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당시 19살이던 박태환은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수영 역사상 세계 대회 메달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박태환은 이후 2011년 상하이 대회에서는 ‘1번 레인의 기적’을 선보이며 쑨양을 따돌리고 다시 한 번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하지만 이것은 한국 수영의 발전이 아니었다. 박태환이란 ‘돌연변이’ 개인의 힘이었다. 결국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수영이 박태환 이전으로 돌아간 것을 확인했다. 쑨양은 지난달 28일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인터뷰에서 “박태환이 있었더라면 더 좋은 기록을 냈을 것이다”며 훈련 부족 등으로 이번에 불참한 박태환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쑨양 뿐만 아니라 한국 국민들도 박태환의 빈 자리를 크게 느꼈다.
한국은 6년 뒤 광주에서 2019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러야 하는 예비 개최국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 수영의 현실을 볼 때 광주대회는 ‘남의 잔치’가 될 게 분명하다. 당장 내년에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과 2년 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이 도전해야 하는 현실을 떠올려 보면 더욱 더 암담하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