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보호주의] 애플 “거부권에 박수”-삼성 “유감”

입력 2013-08-04 18:06

애플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찬사를 보냈다. 반면 삼성전자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애플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국 기업 감싸기’ 논란에도 불구하고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기업 간 분쟁에 직접 개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휴젯 애플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이번 중요한 사안에서 혁신을 지지한 (오바마) 행정부에 박수갈채를 보낸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자신감을 얻은 애플은 삼성전자에 대해 “이런 방식으로 특허체계를 남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오바마의 노골적인 ‘애플 편들기’에 삼성전자 측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날 “애플이 당사의 특허를 침해하고 라이선스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았음을 인정한 ITC의 최종 판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거부권 행사가 단지 애플의 수입 금지 여부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즉각적인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 행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애플이 이후 소송전이나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번 결정이 오는 9일 애플이 제기한 삼성전자 특허 침해 최종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삼성전자 측은 향후 대응책과 관련해 “법률적인 문제를 포함해 여러 가지 논의를 하고 나서 대응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