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 생각까지 미리 파악해 교리 주입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빠진 성도들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세뇌교육 수준의 철저한 성경공부 영향이 크다. 상당수 한국교회가 성경공부를 느슨하게 하는 것과는 달리 신천지는 인도자(포교자), 관리자(교육 도우미), 교사가 혼연일체가 돼 교리교육 후 수강생(미혹한 성도)의 반응, 과제부과 및 점검, 고민, 하루 일과 등을 철저히 체크한다. 신천지는 탄탄한 사후 관리 시스템을 이용해 이탈을 막고 시한부 종말론 교리를 주입시킨다.
◇교육 후 수강생의 눈빛까지 체크=국민일보가 최근 입수한 ‘복음방 단계 기준표(사진)’만 봐도 신천지가 얼마나 수강생을 꼼꼼하게 관리하는지 알 수 있다. 인도자와 복음방 교사는 기준표에 나오는 38개 항목에 따라 수강자의 눈빛, 약속 준수·감사표현·기성교회 헌금생활 여부 등을 일일이 체크한다. 수강생은 기준표의 총점이 150점 이상 돼야 신학원에 입학할 수 있다. 의심을 품은 수강생이 신학원 위치를 노출시키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초·중·고등 교육 커리큘럼도 체계적이다. 신천지 ‘초·중·고등 강의안’에 따르면 교사는 강의 핵심목표와 강조할 부분, 기성교회 신학의 견해, 예상 질문·의문점, 필수 암송성구, 교육 후 문제점, 인용하면 좋은 속담 등을 미리 숙지한다.
신학원 1학급당 수강생은 대략 30∼100명이다. 그 중 관리자가 절반인데 이들은 신분을 속인 채 학습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바람잡이를 한다. 신천지는 또 ‘교육상담 멘트’라는 교재를 만들어 교육상담도 한다. 신천지에서 5년간 활동하다가 탈퇴한 A씨(32·여)는 “신천지는 사전에 수강생의 심리상태를 꿰뚫고 있다”면서 “인도자와 관리자, 교사가 수시로 만나 수강생의 반응을 점검하고 교육상담 멘트에 따라 상담을 하는 등 사전·사후 관리가 정말 치밀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 4회(월·화·목·금요일) 신학원 수업이 끝나면 담당 전도사가 복습지를 줘 복습을 시키고 성구 암송을 숙제로 내는데 그렇게 하다 보면 누구나 세뇌를 당하게 돼 있다”고 귀띔했다.
◇예상 질문 146개… 모범답변도 있어=신천지는 수강생의 어려운 질문에 대비해 예상 답변 교본까지 만들었다. ‘난해질문 문답정리’에는 ‘우리 목사님이 거짓목사인 것처럼 느껴져 배우기 싫다’ ‘14만4000명이 한국인만 가능하냐’ 등의 난해한 질문 146개에 대한 답변이 있다.
강신유 광주교단협의회 이단대책위원장은 “성도 중엔 ‘혼자서도 이단을 구별해 낼 자신이 있다’ ‘들어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며 자만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야말로 영적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면서 “지역교계는 시급히 교육장소 앞 1인 시위를 하고 복음방·신학원·위장교회 장소를 표시한 팸플릿을 배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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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04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