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 드시고 예수 믿으세요” 인천 온제자교회, 호떡전도 10년째… 효과 좋아 3년만에 미자립 탈출
입력 2013-08-04 17:14
지난 2일 인천 계산동 부현동초등학교 앞. 숙련된 솜씨로 ‘호떡전도’ 차량을 설치한 이들은 지나는 사람들에게 먹음직스러운 호떡을 나눠주고 있었다. 작고 동그란 이 호떡은 금세 지나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날 호떡을 나눠준 이들은 인근 온제자교회 박상철(51) 목사와 성도로 일명 ‘호떡전도대’ 대원들이다.
‘호떡전도’는 호떡 부치는 고소한 냄새로 행인들의 발길을 끌어당겨 보자는 박 목사의 전도 전략이다. 길에서 먹기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싸준다. 때로는 배달도 해준다. 그러면서 전도의 접촉점을 마련한다. “예수 믿고 복 많이 받으라”는 말과 함께 벌써 10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공짜 호떡이지만 시중 어느 것보다 맛있고 영양이 풍부했다. 일등품 밀가루와 계핏가루, 땅콩, 황설탕을 쓴 데다 만드는 이의 정성이 듬뿍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대원들은 어려움도 겪었다. 먹는 것을 전도에 이용하지 말라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겨울 찬바람에 ‘덜덜’ 떨었고, 한여름에는 가스 열 때문에 땀을 비 오듯 흘렸다.
하지만 전도효과는 탁월했다. 건달로 살아온 한 40대 남자는 호떡을 통해 복음을 받아들여 집사가 됐다. 한 노숙인은 결국 예수를 영접한 뒤 현재 제과점에서 일하고 있다. 온제자교회는 ‘호떡전도’ 3년 만에 미자립교회에서 탈출했다. 또 그 2년 뒤 성전을 마련했고 지금까지 9명의 목회자를 배출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전수받으러 오는 교회가 잇따랐다. 인천 엘림축복교회·에덴교회·평강교회·새십정교회, 산본 광정교회, 부천 예사랑교회, 구리 동부순복음교회, 춘천 동신장로교회, 서천 제일감리교회 등 10여개 교회가 ‘호떡전도’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호떡전도’ 대원들은 오늘도 전도현장에 나선다. 기꺼이 거절과 고난의 십자가를 감당하기 위해 현장에 선다.
인천=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