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포르쉐 튜닝 전문업체 루프사의 힘
입력 2013-08-04 17:15
“우리가 하는 건 車 개조가 아닌 생산”
포르쉐 전문 튜닝(개조) 업체로 스포츠카 마니아 사이에선 최고의 브랜드로 인정받는 독일의 ‘루프(RUF)’.
독일 남부의 작은 마을 파펜호펜에 자리 잡은 이 회사는 직원이 65명에 불과한 소기업이다. 그런데 지난해 1000만 유로(약 145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생산성이 높다. 대부분이 기술인력인 직원들은 자신들의 개조한 차가 포르쉐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할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했다. 전혀 다른 차가 탄생했다는 뜻이다.
이 회사 알로이스 루프(63·사진) 사장도 자신이 기술자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밝혔다. 열세 살 때인 1963년부터 아버지 회사에서 기술을 배웠고, 그의 아들도 현재 기술직을 겸하면서 회사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루프 사장은 “자동차 정비업체를 운영했던 아버지는 55년 직접 버스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났다”며 “사고 난 포르쉐 차량을 구입해 개조한 것을 인연으로 63년부터 포르쉐 튜닝을 전문적으로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회사 직원들은 자신들이 하는 작업을 개조나 정비라는 용어 대신 ‘생산’이라고 표현한다. 작업을 통해 차량의 30∼60%를 바꾸기 때문에 단순 정비가 아닌 다른 차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엔진 성능을 향상하고, 외관을 바꾸는 작업은 보통 8개월 정도 걸린다. 이 때문에 주로 1년 전에 주문을 받고 작업 차량도 20∼30대로 한정한다. ‘최고(포르쉐) 위의 최고’라는 자부심 때문에 고객들은 튜닝한 차량에 포르쉐 대신 루프 로고를 달아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튜닝 비용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한 직원은 최고가가 우리 돈으로 7억5000만원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이 회사의 기술력은 대를 이어 일하는 직원들의 노하우가 축적된 결과다. 인근 지역에 주로 사는 직원들은 루프 사장처럼 아버지가 일하는 이 회사에서 견습생으로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루프 사장은 “매출의 30% 정도를 R&D에 쓴다”며 “개조만이 아니라 비록 수량은 작지만 직접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프는 2008년 지멘스와 공동 작업을 통해 독일 최초의 전기 스포츠카 ‘eRUF’를 출시했고, 2010년엔 자체 개발한 8기통 엔진을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 출품하기도 했다. ‘고객 요구에 딱 맞는 자동차를 생산해 운전하는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게 이 회사의 경영 철학이다.
“머릿속엔 항상 향상시켜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루프 사장이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다.
파펜호펜=한장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