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있는 사람이 싫었다” 4차례 ‘묻지마 차량 돌진’

입력 2013-08-02 21:36

불특정 다수의 행인들을 차량으로 수차례 들이받아 다수의 사상자를 낸 40대 남성이 구속 기소됐다. 이 남성은 같은 범행을 되풀이하다 잦은 교통사고에 의심을 품은 검찰의 수사로 꼬리가 밟혔다.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김효봉)는 교통사고를 가장, 4차례 승용차로 행인을 덮쳐 1명을 살해하고 11명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 등)로 A씨(42)를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2일 오후 5시쯤 평택시 평택동 상가 밀집지역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던 B씨(68·여) 일행을 자신의 승용차로 들이받아 B씨를 숨지게 하고 4명을 다치게 했다. A씨는 B씨 일행을 덮친 뒤에도 차량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지 않았고, 차량은 벽을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다.

A씨는 같은 수법으로 지난 5월 말부터 두 달여 동안 평택 일대에서 같은 범행을 4차례 저질렀다. 부상자 중 1명은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당초 과실에 의한 교통사고로 처리됐으나 A씨가 짧은 기간 자주 교통사고를 낸 것을 수상하게 여긴 검찰과 경찰에 의해 범행이 드러났다. 검·경은 현장 CCTV 분석을 통해 A씨가 사람을 죽이기 위해 일부러 교통사고를 낸 사실을 밝혀냈다. A씨는 사고 장소 부근에서 차량을 정차해 놓고 범행 대상을 물색한 후 갑자기 차량을 급가속시켜 행인을 덮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검찰에서 “건강하게 웃고 있는 사람을 보면 죽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A씨는 정신에 이상은 없지만 사회에 불만이 가득한 상태”라며 “재판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정신감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택=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