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슬람권 재외공관 4일 운영 중단
입력 2013-08-02 21:24
미국 정부가 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에 의한 테러 가능성을 이유로 일요일인 4일(현지시간)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 이슬람권 재외공관의 문을 닫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이슬람 국가의 재외공관은 금·토요일에 문을 닫고 일요일은 업무를 보는 것이 보통이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외교관들과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공관 운영 중단 조치를 취하겠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의 구체적인 원인이나 해당 공관의 수 등을 설명하지 않은 채 “운영 중단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YT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 알카에다가 테러를 감행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믿을 만하고 심각한’ 정보가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한 관계자는 “여러 재외공관이 동시에 문을 닫는 게 흔한 일이 아니다”며 “정보기관들이 테러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CNN 등은 이번 조치에 이집트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등에 있는 외교공관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또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예멘 사나 주재 대사관에 대한 위협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으나, 해당 대사관도 4일 문을 닫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9월 11일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으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가 사망한 이래 미국 정부는 재외공관에 대한 보안 조치를 대폭 강화해 왔다. 미 언론들은 4일이 하산 로하니 신임 이란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는 날이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생일이라는 사실도 짚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