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확산… 식수 걱정도 번져
입력 2013-08-02 17:58
낙동강 중류에 녹조가 확산되는 가운데 수돗물 수질에 대한 지역주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지방환경청,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낙동강물환경연구소,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 등 관계기관은 2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최근 강정고령보 등 6개 보가 있는 낙동강 중류에 남조류 세포수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것은 지난달 중순부터다. 조류 확산 원인으로는 폭염일수 증가와 마른장마 등이 꼽힌다. 올해 비가 온 날은 많았지만 지난달 초순 이후 실제 강수량은 2003∼2012년 평균의 16% 정도에 불과했다. 또 지난달 폭염일수는 24일로 2010∼2012년 같은 기간(10∼13일)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았다. 장마 이후 10월까지가 남조류 대량 증식의 최적기라는 것을 고려하면 녹조 문제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녹조가 발생한 강정고령보 인근 매곡·문산 취·정수장은 수심 6m의 심층수를 뽑아 올리고 고도처리시설을 갖춰 수돗물 수질을 높일 계획이다. 경북 구미·상주 지역 취·정수장도 수심 5m의 심층수 또는 하천 바닥에서 걸러진 복류수를 취수키로 했다. 조류 대량 발생에 대비해 정수기에 사용하는 분말활성탄도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남조류는 세포 내에 기포를 갖고 있어 수심 3m 이내 물의 표층에 주로 분포하므로 수심 5m 이상에서 취수할 경우 남조류 검출량이 미미하다는 게 이들 기관의 설명이다.
지난해 녹조로 몸살을 앓았던 한강은 올해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큰 비가 내리면서 한숨 돌린 상황이다. 지난해 이맘때 한강은 낙동강에서 시작된 대량의 녹조가 흘러들어 잠실수중보 상류 구간에 15일간 조류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비상이 걸렸다.
한편 녹조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히는 보를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최흥진 대구지방환경청장은 “보 철거는 또 다른 환경 영향과 이?치수상 문제점 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보 설치에 막대한 국가예산이 투입된 만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