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두만강 하류까지 ‘철조망’ 봉쇄… 北 주민 탈북 저지 목적
입력 2013-08-02 17:35
중국이 북·중 국경 두만강 하류지역까지 철조망을 설치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2일 보도했다. 중국이 이처럼 철조망을 설치한 것은 국경을 통한 마약밀수와 인신매매 등 범죄를 막으려는 의도도 있지만, 북한 주민의 탈북을 막으려는 목적이 가장 큰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RFA에 지난 31일 중국 지린성 훈춘시 두만강 하류지역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두만강의 중국지역에 철조망이 설치돼 있고 철조망 너머로 북한 함경북도 경원군(옛 새별군)이 보인다. 훈춘의 두만강 강안도로를 따라 철조망이 길게 이어진 모습도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2∼3년 전 두만강 상류에서 시작한 철조망 설치작업이 하류지역까지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아시아프레스는 지난해 4월 두만강 상류인 함경북도 무산군 건너편 중국지역에 새 철조망이 설치됐다고 밝혔고, 같은 해 8월말 함경북도 회령 맞은편에도 새 철조망이 설치됐다고 전했다.
이시마루 대표는 “작년 말에는 중류에 있는 중국 투먼지역까지 철조망이 확인됐다”며 “그런데 이번에 두만강 하류에 가보니 거의 완전봉쇄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국경 경비도 부쩍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변방부대의 국경순찰이 빈번해졌으며 옌지, 투먼 등 도시와 연결된 도로는 24시간 검문하고 있고 외국인의 국경지역 방문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당국이 탈북과 밀수방지를 위해 주민들의 접경지역 이동을 강력히 통제하는데다, 중국이 철조망까지 설치함에 따라 앞으로 북·중 국경을 통한 탈북 비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