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국무장관 발언 뒤집은 국무부

입력 2013-08-02 17:12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해외출장 중에 한 발언에 대해 국무부 대변인실이 곧바로 부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케리 장관은 1일(현지시간) 파키스탄에서 현지 TV방송과 인터뷰하던 중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파키스탄 내 무인기(드론) 작전에 대해 곧 중단하겠다는 ‘깜짝 발언’을 했다. 케리 장관은 “대부분 (테러) 위협을 괴멸했고, 앞으로도 이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무인기) 프로그램이 끝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구체적인 중단 일정에 대한 질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주 실질적인 일정을 갖고 있다”면서 “아주아주 이른 시일 내에 끝날 것으로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미국의 무인기 공격 중단을 요구한 데 대해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바로 약 3시간 뒤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마리 하프 부대변인은 케리 장관의 말을 뒤집었다. 하프 부대변인은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테러) 위협에 맞설 수 있는 도구를 스스로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분명히 오바마 대통령과 케리 장관은 모두 그 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젠 사키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오늘 케리 장관이 (무인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앞으로 예상되는 변화를 언급했다”면서 “그러나 이에 대한 정확한 일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우회적으로 조심스럽게 언급하긴 했지만 사실상 직속상관인 케리 장관의 말을 부인한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