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기적의 광부들’ 절망… 2년전 광산 붕괴사고 책임자 문책없이 종결
입력 2013-08-02 17:11
2년 전 칠레의 광산에 갇혔다가 69일 만에 구조된 ‘기적의 광부들’의 절망이 깊어지고 있다. 당시 사고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가난 속에 고통의 삶이 이어지고 있다.
칠레 검찰 당국은 1일(현지시간) 당시 사고에 대해 광산 소유주와 감독기관 모두에 책임을 물을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시켰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기적의 광부 33명은 2010년 8월 5일 칠레 북부 아타카마주 코피아포의 산호세 구리광산의 지하 700m에 두 달 넘게 갇혔다가 구출됐었다. 지난해 사건 발생 2주년을 맞아 광부들은 광산업체와 소유주를 상대로 안전조치 불이행 등을 이유로 각각 50만 달러의 소송을 제기했었다.
생존자 중 한 명인 마리오 세풀베다는 “칠레 정의 시스템의 치욕”이라고 반발했다. 당시 사고 수습을 책임졌던 로런스 골번 전 광산부 장관도 “당시 100년 이상 된 광산에 비상 탈출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지만 광산 측은 이를 무시했다”면서 “이번 결정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2년 전 국민의 환호 속에 기적을 만들었지만 광부들의 삶은 여전히 고통 속에 있다. 대부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코피아포의 판자촌 지대에 살며 힘든 노동에 시달리고 있고 상당수는 사고 후유증으로 건강이 악화됐다. 극심한 악몽에 시달리는 등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일부는 약물과 알코올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