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이지현] 하나님의 침묵
입력 2013-08-02 16:22
인생의 위기와 고난은 뚜렷한 기준 없이 거의 모든 사람에게 무작위로 발생할 수 있어 부당해 보이기도 한다. 치명적인 병, 가족의 죽음, 사업 실패 등의 고난을 만날 때 인생의 위기감은 극에 달하고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라는 억울한 심정의 포로가 된다.
특히 뜨거운 선교의 소명을 안고 선교지에 도착한 날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거나, 복음을 전하기 위해 밟은 낯선 땅에서 자녀가 풍토병으로 목숨을 잃는다면 ‘도대체 하나님의 뜻은 어디에 있는 가요’라는 원망을 할 수밖에 없다. 또 아무리 기도해도 응답이 없는 ‘하나님의 침묵’을 경험한다면 버림받은 자의 비참한 심정이 된다.
침묵. 어쩌면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주는 가장 힘든 고통일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고통당할 때 함께 아파하시기 때문이다. 고통이 있는 곳에 그리스도가 있다. 사실 하나님의 뜻은 우리가 다 이해할 수 없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뜻을 완전히 이해하라고 요구하지도 않으신다. 다만 신뢰하기를 원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바울의 말씀처럼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롬 8:28)분인 것을 아는 것만으로 족하신다.
그럼 우린 고난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성경 욥기는 우리가 어떻게 고난에 대처할 것인가를 말해준다. 먼저 “고난이 내 죄의 결과입니까?”라고 하나님께 물어야 한다. 또 고난을 통해 하나님께서 무엇을 말씀하시려는가를 생각하고, “하나님 제가 무엇을 하길 원하십니까?”라고 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분을 믿고 기다리는 것이다. 기다리는 그 행위는 다른 어떤 영적 훈련보다도 하나님의 음성을 더 잘 들을 수 있게 해준다. 결국 하나님은 우리가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상황 가운데서도 우리 삶 속에서 자신의 뜻을 완벽하게 이루신다.
삶은 시련과 축복의 연속이다. 고난을 당할 때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주님과 영원히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는 것, 그리고 고통이 있는 곳에 그리스도가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