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총리 “8월 15일 야스쿠니 참배 안한다”

입력 2013-08-01 22:28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종전기념일인 오는 15일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지 않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다. 악화일로를 걷는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몸짓이라는 일본 측 설명보다는 올림픽 유치를 위한 포석인 동시에 미국의 강한 압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유력하게 받아들여진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 유보 방침을 전하면서 “한국, 중국과의 긴장 관계가 높아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의 이런 입장은 지난달 25일 마이니치신문도 앞서 전한 내용과 같다. 당시 복수의 일본 정부 당국자는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아베 총리가 영토·역사인식 문제로 악화된 한국·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었다.

아베 정권은 공식적으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이런 아베 정권이 전향적 태도를 취하고 나선 것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를 노리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는 오는 9월 7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당초 열세였던 도쿄는 경쟁 도시인 마드리드(스페인)와 이스탄불(터키)을 따라잡고 최근 우세를 보이고 있다. 아베는 올림픽 유치로 경기호전 기대감을 키워 주가를 올리고 경제지표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사 참배를 강행하면 일본에 대한 국제 여론이 악화돼 아베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자민당 고위 관계자는 “야스쿠니 참배 후 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면 모든 책임은 아베 총리에게 갈 것”이라며 “정권으로서 그런 부담을 질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아베 총리와 오찬을 함께 한 마이클 그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한국을 자극하지 말아 달라”는 오바마 정권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