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오랜 갈등 치유 교단 정상화” 한목소리

입력 2013-08-01 18:51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는 1일 전용재 감독회장 취임 이후 첫 감독회의를 열어 교단 화합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5년간의 내부 분열로 교단 내부뿐 아니라 교회연합 사역에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도 수원시 우만동의 한 호텔에서 경기연회 주관으로 열린 제30회 기감 총회 6차 감독회의에서 전 감독회장과 각 연회 감독들은 골 깊은 갈등을 어떻게 치유하고 변화를 이뤄낼지 의견을 나누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본부 조직 개편과 성령운동 등을 통해 조속히 교단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교계에선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를 90여일 앞두고 기감의 역할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WCC 부산총회 한국준비위원회 대표대회장 김삼환 목사를 비롯한 상임위원들은 1일 기감 본부를 방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김 목사는 “기감 정상화가 WCC 부산총회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전 감독회장은 “지난 5년간 기감이 교회 연합과 일치 운동에 모범을 보이지 못한 데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파행 끝에 새로운 수장이 세워진 만큼 기감 안팎의 기대는 높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지난달 24일 A목사는 불법 선거 운동 등을 이유로 총회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B목사 등도 이에 앞서 감독회장의 후보 자격 등을 문제 삼아 총회 특별재판위원회에 당선 무효 소송을 냈다.

각종 소송과 비방전을 감내했던 평신도들은 자칫 또 다시 갈등이 커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춘천의 한 감리교회에 출석하는 조동한(35)씨는 “교회 정치에 관심은 없지만 우리 기감 교단 내부의 분쟁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 전체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며 “이제 교회 본연의 역할인 복음 전파와 실천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 감독회장은 “이제 감리교인들은 전반적으로 소송전을 불식하자는 분위기”라며 “이런 진정성이 전달되면 소송도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5일 열린 제30회 총회 임시총회에선 ‘감리교회 정상화 선언문’이 채택됐다. 장로회전국연합회와 남선교회전국연합회도 선거 결과에 승복하자는 결의문을 낸 바 있다. 일부 소송과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교단의 화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