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SA, 전세계 서버 안방처럼 출입했다”… 英언론, 폭로
입력 2013-08-01 18:11 수정 2013-08-01 22:25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전 세계 인터넷 서버를 제집 드나들 듯 드나들며 불특정 다수의 사생활을 들여다봤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31일(현지시간) 전직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받은 NSA의 교육 자료를 공개하고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이에 따르면 NSA는 ‘X키스코어’라고 부르는 프로그램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페이스북이나 이메일, 트위터는 물론 인터넷 검색기
록에 이르는 광대한 정보를 열람했다. X키스코어는 전 세계 150군데의 700개 서버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한 뒤 외국인의 신상정보를 분석해 낸다. 2007년 문건에서 NSA는 이 같은 방법으로 매일 20억건의 자료를 획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NSA 정보분석가들은 3∼5일치 자료의 저장 기능밖에 없는 X키스코어에서 다른 데이터베이스로 정보를 옮기는 권한을 갖고 있다. NSA는 이 프로그램으로 2008년 한 해에만 300여명의 테러 용의자를 적발해 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더해 NSA 고위 관계자가 민간인들에 대한 무차별 전화 감청 의혹을 처음으로 시인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존 잉글리스 NSA 부국장은 이날 상원에서 열린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 패트릭 리히 법사위 의장에게 무차별 감청 사실을 인정하고 “(도청 프로그램이) 유용하지 않으면 바로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잉글리스 부국장이 밝힌 유용한 프로그램이란 ‘뜀뛰기(hop)’ 또는 ‘체인(Chain)’이라 불리는 연쇄분석 기법이다. AP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으로 NSA는 테러 용의자로 지목한 사람의 전화뿐 아니라 그와 통화했던 사람들의 전화까지 도청할 수 있다. 평균적으로 일반인이 40명과 통화한 기록을 갖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NSA는 프로그램을 세 번만 돌리면 250만명의 전화를 도청할 수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