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조 서울국세청장 사의… 전군표, CJ서 돈 수수 시인

입력 2013-08-01 18:10 수정 2013-08-01 22:25

송광조(51) 서울지방국세청장이 CJ그룹으로부터 골프·향응 접대와 현금 수백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자 사의를 표명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1일 “송 청장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송 청장은 CJ그룹 로비 연루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거취를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송 청장은 이날 서울 수송동 청사로 출근했다가 오후에 공식 사의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지난 27일 송 청장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CJ 임원 등으로부터 “송 청장에게 골프와 술 접대를 각각 두 차례 하고, 현금 300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아낸 데 따른 것이다. 송 청장은 CJ가 세무조사에 대비해 만든 대응 전략 문건에도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청장도 관련 의혹을 인정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다만 검찰은 금품수수 규모가 비교적 작고 직무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정식 입건은 하지 않았다. 송 청장이 현금을 받은 시기는 2006년 세무조사 때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CJ 수사 과정에서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돼 충분히 조사했다”며 “그러나 형사처벌할 정도의 범죄 혐의는 확인이 안돼 국세청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전군표(59) 전 국세청장은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30만 달러 수수’ 혐의를 상당 부분 시인했다. 전 전 청장은 그러나 대가성 없는 ‘깨끗한 돈’으로 알고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구속된 허병익(59) 전 국세청 차장은 “대학 동창인 신동기 CJ 부사장에게 30만 달러가 든 가방을 받아 그대로 전 전 청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전 전 청장은 CJ그룹 이재현 회장에게 3000만원대 고급 시계를 선물 받은 사실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로비가 성공해 CJ가 2006년 세금 추징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전 전 청장에 대해 이르면 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지호일 강준구 기자 blue51@kmib.co.kr